국제선 정상화로 안도했던 항공업계, 달러 강세에 '울상'

입력 2022-06-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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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리스비·항공유 결제 달러로…환손실 불가피
“환율 10원 변동 시 외환평가손익 410억 원 발생”

▲인천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하는 모습. (뉴시스)

항공업계가 일상 회복에 따른 국제선 정상화로 기지개를 켰지만 달러 강세라는 환율 악재에 발목 잡혀 울상짓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24일 원ㆍ달러 환율이 6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1298.2원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변동성이 큰 만큼 환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환시장은 강(强)달러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301.8원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3년 만이다. 올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04.9원인 것을 감안하면 약 3달 만에 96.9원 상승한 것이다.

고환율은 항공사의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이다. 항공기 리스비와 유가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업 특성상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영업비용이 그만큼 늘어난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마다 외화평가손익이 410억 원 발생한다. 지난 4~5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51.11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30원(11.6%)가량 오른 점을 고려하면 최근 두 달 동안에만 5000억 원 이상의 평가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이 지금처럼 1300원대를 이어간다면 대한항공은 1분기보다 3972억여원의 환차손이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오르면 세전 순이익이 3594억 원 감소하고, 제주항공은 환율이 5% 상승하면 185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환율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운 형국에 고환율 악재까지 겹쳐 2분기에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1분기 상황만봐도 제주항공 789억 원, 진에어 464억 원, 에어부산 362억 원, 티웨이항공 390억 원으로 영업손실액이 적지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대다수가 리스이며, 항공유 구입이라던지 비용이 들어가는 모든게 달러 기준"이라면서 "환차가 크게 발생하게 되면 그에 따른 손실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LCC 등은 그동안 정부에 요구했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이 연장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22일 제3차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이항공여객운송업 등 7개 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90일 연장하기로 했다. 무급휴직과 구조조정 등 고용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항공업계 노동자들과 항공사들이 부담을 덜게 됐다.

항공업계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아직 국제선 운항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한 만큼 항공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 및 개선도 적시에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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