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전쟁 후 첫 국제무대 등장...서방 보란 듯 ‘찰떡공조’ 과시

입력 2022-06-23 11:11수정 2022-06-2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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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와 교역 규모 38% 증가”
중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역대 최고치
브릭스 결제시스템망 구축 야망

▲브릭스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22일 개최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푸틴은 강력한 제재로 러시아를 고립시킨 서방 국가들 보란 듯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와의 관계 강화를 과시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신뢰할 만한 파트너들과의 무역 및 경제 교류를 늘리고 있다며 브릭스 국가들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대가로 서방사회가 러시아를 ‘왕따’로 만드는 상황에서 브릭스를 향해 ‘구애’에 나선 셈이다.

푸틴은 “러시아와 브릭스 간 교역 규모가 올 1분기 38% 증가해 45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사업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에 인도 기업의 매장을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중국의 자동차, 장비, 하드웨어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이미 기록을 갈아치웠다. 5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28%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처로 부상했다. 인도는 제로 수준이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하루 76만 배럴로 늘렸다.

세실리아 라우즈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가 실제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한술 더 떠 “러시아가 브릭스를 연결하는 결제시스템망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사회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초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했다. 러시아 기업과 은행들의 국제 금융거래를 원천 봉쇄한 것이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국제결제 시스템 접근이 제한되자 새 결제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푸틴은 “달러나 유로에 의존하지 않고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며 “브릭스 파트너들과 함께 국제결제를 위한 신뢰할 만한 대안 메커니즘을 개발 중”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서방에 맞선 푸틴을 거들었다. 시 주석은 “제재는 부메랑이자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 다시 입증됐다”며 “세계 경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고 국제 금융·화폐 시스템의 주도적 지위를 이용하는 자의적 제재는 자신을 해칠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재앙을 초래한다”며 서방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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