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 규제 강화·실적 부진 ‘이중고’…골드만삭스, 스팩 사업 대폭 축소

입력 2022-05-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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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권당국, 스팩 거래 시 소매 투자자 이익 보호 강화
우크라이나 전쟁·경기 우려에 IB 수익도 줄어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성조기 앞으로 이정표가 보인다. 뉴욕/AP뉴시스
글로벌 은행들이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 부진한 실적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간 은행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상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관련 사업을 철수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스팩에 관한 규제 당국의 새로운 지침에 따라 골드만삭스가 당분간 스팩 신규 발행을 중단하고 대부분의 거래에서 철수한다고 보도했다.

마에브 두발리 골드만 대변인은 “변화하는 규제 환경에 대응해 스팩 사업에 대한 참여를 줄이고 있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지침이 축소되면 회사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스팩은 지난 몇 년간 월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익형 거래 방식이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경기부양책 명목으로 현금이 대거 풀리면서 정치인부터 금융인, 유명인 등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

하지만 최근 미 SEC가 스팩을 주관하는 은행들에 더 큰 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을 포함해 감독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개편을 결정하면서 상황이 뒤집히고 있다.

바뀐 지침은 거래 과정에서 은행들에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게 하고 이해 상충 시 투자자들이 더 쉽게 은행을 고소할 수 있도록 마련됐으며, 이는 대형 은행들이 전통적인 기업공개(IPO)에 부과된 규칙을 우회하고 소매 주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실적 부진도 은행들의 고민거리다. 1분기 주요 은행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42% 감소했고 JP모건과 씨티그룹도 각각 42%, 46% 줄었다.

이는 그간 자금 조달이 수월했던 IPO 시장이 부진한 결과다. 투자은행(IB) 수수료는 골드만이 36%,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는 각각 43%, 36%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대출 수요와 높은 이자율이 은행을 유리하게 만들었지만,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IPO와 스팩 상장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당국의 규제와 차가워진 시장이 더해지면서 은행업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바클레이스은행의 제이슨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연초 선전했던 인수·합병(M&A) 사업은 급변하는 시장과 만연한 인플레이션으로 뒷전으로 밀렸다”며 “이에 1분기 내내 많은 딜(Deal)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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