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과하라” “민주당도 썼으면서”…때 아닌 ‘검수완박’ 표현 공방

입력 2022-05-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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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표현을 두고 때 아닌 공방이 벌어졌다.

한 후보자가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의 항의가 거세지며 청문회가 잠시 정회되기도 했다.

민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은 ‘수사권-기소권 분리’가 맞는 표현으로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완전히 빼앗는다는 의미의 검수완박은 올바른 용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검수완박이라는 표현은 민주당과 시민단체에서 먼저 사용해 왔고 국민들 사이에서 일반화된 개념으로 사용됐다”며 “민주당은 검수완박 표현을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고 후보자가 이런 표현을 쓰면 사과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실제 국회를 통과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수완박 법이 아니다. 실제와 다르다”며 “실제와 다른데도 불구하고 그런 용어를 사용함으로서 정치적인 선동한다거나 여야 간 갈등 고조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인사청문회 질의서를 작성하며 검수완박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먼저 사과 드린다”며 “지난 한 달 데이터 분석을 보면 검수완박 관련한 언론의 언급이 높다. 마치 고유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양 의원은 이어 “무슨 법안이라고 할까요. 수사‧기소 분리 법안이라고 통일할까요. 후보자님, 검찰 개혁법이라고 할까요?”라며 “저는 수사‧기소 분리 법안 가칭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저는 검찰개혁 반대가 아니라 입법 절차에 대한 비판을 담아서 기권했다”며 “결국 극단 치달은 데는 합의 파기도 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동훈 법무부장관 임명이 도화선이 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저의 지명 이전에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 당론이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저는 한 후보자가 능력이 있다고 보지만 능력만 가지고 하는 게 정치는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한 후보자가 사용한) 검수완박 용어를 문제 삼은 게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이 판단을 잘못할 수 있는데 당사자인 한 후보자는 ‘서초동 민심과 광화문 민심을 이어 붙이겠다’는 각오와 의지 결단은 있어야 법무부장관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며 “한 쪽을 대변하는 선동하는 용어(검수완박)를 써서 맞서 싸우겠다, 내 뿌리는 광화문이니까 서초동과 만나 (싸우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제 뿌리는 꼭 광화문은 아니다”라며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잘 새겨 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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