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성<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마케팅부문 대표는 7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ETF 투자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권 대표는 기관, 한국형 헤지펀드, 연금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 온 베테랑이다.
권 대표는 “만약 개별 종목에 투자하려면 그 기업의 사업성과 재무 등을 공부해야 한다. 분석 자체도 힘들고 변동성이 크다. 그런데 ETF는 하나의 테마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종목에 투자할지는 투자자의 몫이지만, 테마와 콘셉트를 중점으로 하는 ETF에 투자하면 해당 산업이나 테마의 성장성에 투자하는 셈이 된다”고 부연했다. 예컨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면서 여행 재개 소식이 들리면 여행ㆍ레저 ETF가 반응한다는 얘기다.
펀드와 달리 직접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펀드와 달리 ETF는 투자하는 종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운용사와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상품에 대한 평가를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ETF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권 대표는 개인 투자자가 ETF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보고, 이들에게 효율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디지털 공간에서의 ‘직접 마케팅’으로 방향을 잡았다.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디지털 소통 창구를 넓혔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환경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권 대표의 전략이 통했다.
또한, 젊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투자자 환경이 변화한 것도 결정적이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대 투자자는 전년보다 91% 늘어난 204만 명으로 집계됐다. 30대는 58% 증가한 286만 명이다. 권 대표는 “새로운 기술의 성장성에 투자하고 싶은 젊은 투자자들과 직접 마케팅 전략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의사결정 과정도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20대와 30대 투자자의 생각에 공감하는 게 가장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젊은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더욱 부여하면서 변화한 투자자 환경에 발맞춘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도 ‘상품’이 ETF 마케팅의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라고 짚었다. 권 대표는 “미국의 주요 테크 기업, 중국의 전기차 기업 등 국내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투자 상품들이 직접 마케팅 전략과 더해져 시너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2차전지, 자율주행 등 혁신성장 테마 외에도 권 대표가 들여다보고 있는 분야는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신탁)다. 리츠는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권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서 민간의 수요와 공급, 정책적 뒷받침, 자산운용사의 금융 상품이 합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물을 금융화하려는 리츠 정책이 나오고, 부동산 상승에 올라타고 싶은 개인의 수요 등이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