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통합재정수지·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개선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극복 등을 위한 2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국채 발행 등이 늘면서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돌파했다. 국가부채는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고,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도 처음으로 900조 원을 웃돌았다.
정부는 5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 등이 담긴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의결했다. 국가결산보고서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감사원 결산검사를 거쳐 5월 말 국회에 제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2196조4000억 원으로 전년(1981조7000억 원)보다 214조7000억 원(10.8%)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 위기극복 재원 마련을 위한 국공채 발행과 연금충당부채 등 비확정부채가 늘어난 영향이다. 국가부채 규모는 2020년 처음으로 명목 GDP 규모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도 명목 GDP(2057조4000억 원) 규모보다 많았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군인연금으로 지급할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부채로, 전년 대비 93조5000억 원(공무원 74조8000억 원+군인 18조7000억 원) 늘어난 1138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한 비확정부채는 114조1000억 원 급증했다.
연금충당부채는 정부가 당장 갚아야 하는 돈은 아니지만, 연금조성액이 지급액보다 부족하면 정부 재원으로 메워야 하기 때문에 연금충당부채가 증가할수록 미래세대 부담도 커진다.
중앙·지방정부 채무인 국가채무는 967조2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20조6000억 원이 불어나 사상 처음으로 900조 원을 넘어섰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7.0%로 2020년(43.8%)보다 3.2%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총수입은 570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조7000억 원 증가했다. 예상보다 빠른 경제회복과 자산시장 호조 등에 따라 국세수입이 전년 대비 20조5000억 원(20.5%) 늘었고, 국민연금 자산운용수익 등 기금수입도 증가한 영향이다. 총지출은 코로나 피해지원 등으로 1년 전보다 51조 원 늘어난 600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나라 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30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조8000억 원 개선됐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1.5%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 등을 제외,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가늠할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전년 대비 21조5000억 원 개선된 90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집행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빠른 경제회복과 자산시장 호조 등에 따른 국세수입 및 국민연금 자산운용수익 등 기금수입 증가로 재정수지 적자 폭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총세출은 전년보다 43조1000억 원 증가한 496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예산 집행률은 97.6%를 기록했다. 총세입은 전년보다 58조7000억 원 증가한 524조2000억 원이다. 이에 따른 결산상 잉여금(총세입-총세출)은 27조3000억 원 발생했다.
결산상 잉여금에서 다음연도 이월액 4조 원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 18조 원, 특별회계 5조3000억 원 등 23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지방교부세 정산(6조1000억 원)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5조2000억 원), 공적자금 상환기금 출연(2조 원), 채무상환(1조4000억 원), 그리고 추경 재원·세입 이입(3조3000억 원)에 활용될 계획이다.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다음연도 자체 세입에 이입될 예정이며, 올해 2월 제1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으로 2조3000억 원이 이미 활용됐다. 이에 따라 현재 2조5000억 원 정도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