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선택적 근로시간 확대 공약' 주 120시간 현실로?

입력 2022-03-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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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이투데이DB)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1개월 내로 확대…노사 합의 방식도 손질
주 120시간 근로 실현 가능…노동계 "무한수탈, 노동지옥 문 열릴 것"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제도 시행에 예외 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7월 대선 후보 시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계의 주 52시간제 애로 목소리를 전한 말이다. 특정 시점에 제품 생산·개발을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한 기업들에 대해선 노동시간을 유연화해 주 52시간 준수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차기 정부의 주 120시간 근로 추진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다면 현실성이 있는 걸까. 윤 당선인의 노동개혁 공약 중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유연근무제 중 하나인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1개월 또는 3개월 정산 기간 내 1주일 평균 52시간(기본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을 초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제도다. 업무 시작 및 종료시각을 근로자의 결정에 맡길 필요가 있는 소프트웨어(SW) 개발, 연구, 사무관리, 디자인, 설계업무 등에 적합하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특징은 ‘일간, 주간 노동시간의 상한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주 52시간 초과를 용인해주더라도 주 62시간이라는 상한이 있는 탄력근로제와는 차이가 있다.

가령 제조업체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통해 직원들에게 1개월 정산기간 내 1주(5일)에 대해 120시간 노동을 시킬 경우 나머지 주에 대한 근로시간을 줄여 한 달의 1주일 평균 52시간을 맞춘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이는 현재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노사 간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주 120시간 근무가 이뤄지는 건 어렵다.

윤 당선인은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는 내용의 공약을 제시했다. 실효성 확보를 위해 노사 간 합의도 근로자 대표가 아닌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선호하는 직무나 부서별 근로자 동의로 이뤄지도록 손질할 방침이다.

만약 해당 공약이 이행된다면 주 120시간 근로가 현실적으로 가능해지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주·개월 역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측은 "한국의 노동시간이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의 뒤를 이어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라며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시 노동자의 건강권이 훼손되고, 나아가 무한수탈, 노동지옥의 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정부는 노동시간 확대의 합의 요건을 전체 노동자 대표가 아닌 ‘부서별, 직무별 대상 노동자 동의’로 바꾸려 하고 있다"며 "이는 노동조합과 근로자 대표의 대표성을 무시하는 처사로 우리나라처럼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낮고 특히 비정규직, 작은 사업장의 경우에는 아무런 저항없이 제도가 오·남용돼 그 피해가 직격탄으로 오게 된다"고 비판했다.

주 52시간 개편 외에도 윤 당선인은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직무가치·성과를 반영한 세대 상상형 임금체계로의 개편 등 전반적인 노동시장 유연화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노동계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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