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전담 차관 신설해야”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이 소상공인 전담 차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소상공인청 신설을 두고는 “정책이 후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 정부를 앞두고 관가 안팎에서 통폐합 가능성 등 역할 축소론이 제기되는 중소벤처기업부에 힘을 싣는 발언을 던진 것이다.
오 연구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연구원 주최로 열린 ‘차기 정부, 중소벤처기업 정책방향 좌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청은 코로나 손실보상 이슈로 효율적 지원에만 집중할 뿐, 피해 지원을 위한 빠른 창구 역할 수준을 못 벗어난다”면서 “일부에서 손실보상을 위한 소상공인청 신설을 이야기하는데, 중소기업 정책을 해온 사람으로서 이건 (오히려) 정책이 후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청이 코로나19 피해 보상 등에만 집중하느라, 향후 소상공인 진흥과 성장을 위한 정책에는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원장은 그러면서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을 제대로 대응하고, 소상공인의 진흥과 성장을 하려면 전담 차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기부에서 소상공인 정책 전담은 실장이 맡는다.
그는 “금융위 등에 가서 소상공인의 주요 이슈 사회 안전망, 카드 수수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실장이 어떻게 이 문제를 풀겠냐. 이슈가 이렇게 많고 중소기업의 90%가 소상공인이다. 전담 차관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소상공인 정책이 (코로나19) 피해 보상에 맞춰지겠지만, 나중에는 소상공인의 진흥과 성장 등 여러 이슈를 감당하는 거버넌스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과거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끄는 산업 정책은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전에 이미 2019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2%였다”면서 “주 52시간, 최저 임금 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한국 경제가 그동안 성장해왔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대안으로 제시한 건 ‘시장과 기업이 주도하는 성장’이다. 대규모 토목 공사나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통한 성장이 아닌, 플랫폼 경제 등 새로운 생산 요소를 통한 성장이다.
오 원장은 아울러 “기업이 스타트업·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중견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런 방향이 윤석열 당선인이 말하는 성장 사다리”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판로 확보를 꼽았다. 전형적인 산업 정책 관점에서 생산성만을 높이는 방식은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 매출의 80~90%가 B2B 매출인데, 생산성 향상을 해도 팔 곳이 없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R&D를 판로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