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이냐, 기본권이냐' 논란…전체 방역패스 제도 흔들 자영업자들 반색
학원, 독서실, 스터티 카페 등 교육시설에 대한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의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판단이다. 법원의 이번 판단이 식당·카페 등 또다른 시설의 방역패스 적용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지 자영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질병관리청장 등 3명을 상대로 낸 방역패스 처분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기일이 오는 7일 진행한다.
정부가 합리적 이유 없이 백신 미접종자들을 차별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방역패스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자영업자들은 전날 나온 법원의 판결이 전체 방역패스 제도를 흔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전날 청소년 방역패스를 반대하는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등 학부모단체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성인 미접종자는 그동안 출입이 금지됐던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행정소송 본안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유지된다.
법원이 이번 판결을 내린 결정적인 이유는 기본권의 침해다. 학원과 독서실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게 사실상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교육, 직업 선택, 학습에 대한 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학원과 스터디카페등 일부 시설에 국한된다. 하지만 이같은 기본권 침해 논리가 같은 잣대로 적용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전날 법원의 방역패스 제동에 일부 자영업자들은 일단 숨통이 트였다며 반색하고 있다. 영유아를 상대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는 "학부모를 동반해야 하는 사업장인데 부모가 임신을 한 경우 방역패스 제도로 원내 입장에 어려움이 있다. 너무 다행스러운 판결"이라고 안도했다. 학원 운영자 등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전날부터 이번 판결 소식이 공유되며 환영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시험을 앞두고 학원시설을 이용하던 성인 수험생들의 경우 방역패스로 학원 입장이 어려워지자 환불요청이 줄을 이어 매출타격이 컸다는 게 사업주들의 설명이다.
전국 스터디카페 및 독서실 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정부의 이번 방역패스 정책이 미접종의 학습시설 이용을 막아 목표를 위해 온 힘을 다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에 있는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했다"며 "시험을 앞둔 국민들의 기본적인 권리인 학습권과 그들의 꿈을 짓밟을 명분이나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정부가 효력 정지 판결 직후 항고 입장을 밝혔다. 스터디카페 연합회는 "항고는 안 될 것"이라며 "법원이 발표한 스터디카페, 독서실 방역패스 적용 정지를 인정하고 방역패스로 고통받은 국민과 자영업자들에게 원망의 대상으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