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세계 1%가 자산 38% 장악...1억 명은 빈곤층 전락

입력 2021-12-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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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추산, 빈곤층 9700만 명...하루 2달러 미만 생활
슈퍼리치, 팬데믹 충격 9개월이면 회복…빈곤층은 10년 이상
전문가들, 빈곤층 백신 접근권 보장·부양책 유지 촉구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24일 한 어린이가 깡통을 들고 구걸하고 있다. 카불/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전 세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부자는 돈을 긁어모았지만, 가난한 자는 있던 돈마저 잃었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전 세계 9700만 명이 하루 2달러(약 2400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극빈곤층이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건 20년 만에 처음이다. 그 이후로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생겨난 1억 명 가까운 빈곤층은 여전히 가난을 벗어나지 못해 올해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WB는 지적했다.

캐롤라이나 산체스-파라모 WB 빈곤 담당 글로벌 이사는 “우린 쓰나미가 올 것을 알았다”며 “문제는 이러한 경제적 충격이 다른 개발도상국으로 퍼지느냐가 아니라 언제 퍼지느냐”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기간 부의 불평등은 더 심화하고 있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이 연초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000명의 최고 부호들은 팬데믹 기간 재산을 잃더라고 9개월 정도면 자산을 회복했지만, 빈곤층은 1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프랑스 유명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운영하는 세계불평등연구소는 올해 전 세계 상위 1%의 초부유층 자산이 전체 개인 자산의 37.8%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하위 50%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그쳤다. 이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억만장자들에게 기부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지만, 뚜렷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으로 인한 빈곤 심화 악순환을 근본적으로 끊어내려면 정부 지원책을 유지하고 개도국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빈곤 퇴치 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 농촌발전위원회(BRAC)의 샤머런 아베드 전무는 “우리는 모든 사람이 전염병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건강 문제를 통제하기 전까진 경제 회복에 대해 생각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산체스-파라모 WB 이사는 “많은 사람이 지출에 대해 재정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경제 안정 대책을 너무 빨리 회수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일부 취약계층에 대한 소득 지원을 철회하기 전에 고용이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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