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내년 경매 시장 낙찰가율도 110% 유지할 것”

입력 2021-1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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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급등에 저렴한 가격 구매 위해 경매시장 눈돌려
경쟁입찰 주변 분위기에 압도돼 높은 가격 응찰 자제해야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내 집 마련’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수년간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시장 매물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는 경매 시장에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아파트값이 이렇게 급등하기 전까지만 해도 소위 경매를 좀 안다는 사람들만 관심을 보였는데, 이제는 실수요자들의 진입이 급증했다”며 “유튜브, 인터넷 카페 등에서 정보 교류도 활발하다 보니 과거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9.9%로,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달에는 전국 아파트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과 낙찰가율이 각각 52.9%, 104.2%로 전월보다 3.0%p, 2.0%p 하락했다. 가계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이 이어진 영향이다. 다만 전국 아파트 낙찰률, 낙찰가율 등 지표가 내림세를 보여도 여전히 실수요자 중심으로 감정가 대비 2배가량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5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감정가 1억6500만 원의 A아파트는 3억2100만 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94.6%를 기록했다. 경매를 통해 사실상 감정가의 두 배 수준의 가격으로 구매했다는 것이다. 같은 달 30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감정가 9300만 원의 B아파트는 1억5100만 원에 매각돼 낙찰가율 162.5%로 나타났다.

이 선임연구원은 “경매는 물건을 싸게 구매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지만, 돈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아파트를 낙찰받을 때 스스로 물건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해서 잘 아는 지역 위주로 경매를 시작하는 게 좋고, 현재 매매 시장 동향이나 시세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찰 가격을 작성할 때 경쟁 입찰이란 주변 분위기에 압도돼 생각한 것보다 높게 입찰 가격을 써내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들어 재개발·재건축 이슈를 겨냥해 투자 목적으로 경매 물건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 경우 낙찰가보다 낮은 가격에 현금 청산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선임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물건은 입주권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낙찰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만큼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법상 재건축 사업은 조합 설립 이후, 재개발 사업은 관리처분계획 인하 이후에 조합원 지위를 제3자에게 넘길 수 없다.

이 선임연구원은 “분양을 신청하지 않거나 재개발 구역 내 여러 주택을 보유하다 하나를 매도한 경우 현금 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관리처분인가 전까지만 전매할 수 있고, 그 이후엔 전매제한이 되기 때문에 그 부분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주택에 대한 대출이나 세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공시가격 50~60억 원 미만의 꼬마빌딩은 매물 건수나 정보가 귀해 경매를 통해 물건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 선임연구원은 “꼬마빌딩 같은 근린 시설은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감정가가 나오긴 하지만, 그것보다 주변 빌딩의 임대료를 세세히 조사해서 임대료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기대 수익률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상승과 하락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어느 방향이 대세가 될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경매 시장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매매시장의 매물이 적을수록 호황이다. 최근 대출 규제 영향으로 경매 시장이 다소 주춤해졌지만, 이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낙찰가율 110%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0월까지만 해도 100~120% 낙찰가율을 보였는데 대출 규제 영향으로 11월부터 경매 시장의 응찰자 수도 떨어지고 낙찰률도 낮아지고 있다. 11월에는 80~90%로 낙찰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서울 수도권의 낙찰가율은 내년에도 110%대는 유지할 거 같다.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가고 있긴 하지만 당장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내려갈 만한 요인이 안 보이고, 지금의 관망세는 대출 규제 때문에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상황이 이어져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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