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상회는 작가이자 사업가로 성장하는 공간…입주 기간은 아쉬워”

입력 2021-11-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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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플래그십 스토어 ‘소담상회’ 서교점

▲소상공인 플래그십 스토어로 16일 문을 연 ‘소담상회 with 아이디어스 플레이스’는 소상공인의 이야기와 제품을 담은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공예에 필요한 모든 설비가 잘 갖춰져 있다. 주물, 빠우(버핑) 등 혼자서는 마련 못 할 기기들이 많다. 이곳에서는 오직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

26일 찾은 서교동 골목 한쪽 소상공인 플래그십 스토어. ‘소담상회 with 아이디어스 플레이스’라는 간판을 내건 이곳은 16일 문을 열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중소기업유통센터(중기유통센터)가 손을 잡고 마련한 공간이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온ㆍ오프라인을 결합한 형태의 매장이다.

소담상회라는 이름은 ‘소상공인의 이야기와 제품을 담은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서교점은 인사점에 이은 두 번째 지점이다. 1층에는 소상공인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와 브런치 카페, 2~5층에는 작가들을 위한 작업 공간이 자리해 있다.

▲26일 ‘소담상회 with 아이디어스 플레이스’에서 소상공인이 직접 제작한 제품과 소상공인 원물로 만든 식음료가 판매되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정부가 민간 온라인 플랫폼과 손잡고 이번 사업에 나선 것은 소상공인들의 온ㆍ오프라인 채널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디지털 경제를 앞당기면서 소상공인의 디지털ㆍ온라인 역량이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고 있지만, 소상공인 대부분은 대응력이 취약한 실정이다. 정부는 올해에만 이 사업에 60억 원을 투입한다.

서교점은 홍대 거리의 특수성에 맞춰 수공예 전문 소공인 작가 지원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작가의 개인 작업실은 물론, 제품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목공ㆍ섬유ㆍ도예 등 수공예 작업에 필요한 모든 설비가 갖춰져 있다. 서울 시내에서 흔히 사용하기 어려운 도예 가마도 있다.

▲디자이너 조민주 씨가 26일 서울 마포구 ‘소담상회 with 아이디어스 플레이스’ 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오색구름 조명을 제작하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소담상회 2층에 입주한 디자이너 조민주 씨는 이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조 씨는 핸드메이드 조명 디자이너이자 브랜드 ‘디자인 온’을 운영하는 1인 사업가다. 지난해 9월 이곳이 아이디어스 크래프트랩의 공방이었을 때 입주한 그는 공방이 중기부와 중기유통센터의 지원으로 소담상회로 탈바꿈한 뒤에도 이곳에서 계속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입주 전엔 옻칠한 조명을 집안 빨래 건조대에서 말리고, 시보리 등 금속 가공을 위해 을지로 골목을 쏘다닐 만큼 신경 쓸 게 많았다. 이곳에 들어온 후 안정감이 생겨 작업에도 집중이 잘 돼 결과물도 좋다“고 말했다.

서교점 행정을 담당하는 김지혜 아이디어스 크래프트랩 매니저는 “모든 공간을 작가들을 위해 꼼꼼히 설계했다. 전기 사용량이 높은 도예 가마를 들이기 위해 따로 배선 공사를 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소담상회 with 아이디어스 플레이스’는 소상공인의 자유로운 창작 제작 활동을 위해 각종 전문 설비를 갖추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작업실은 입주 작가뿐 아니라 외부 작가에게도 열려있다. 아이디어스 측에 따르면 작업실의 예약자 40%는 온라인 예약을 한 외부 작가들이다. 이들 중에는 이제 막 소상공인의 길로 들어선 1~3년 차 작가들이 많다. 공방은 브랜딩 교육 등 작가들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일궈나갈 수 있도록 멘토링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아이디어스 운영사 백패커는 앞으로 매년 2000여 개 우수 소상공인 제품을 발굴해 교육ㆍ컨설팅, 시제품 제작ㆍ테스트, 홍보ㆍ판매 등 전 과정을 연계 지원할 계획이다. 인터파크에서도 한남동 블루스퀘어 내 스토어를 개장한다.

▲‘소담상회 with 아이디어스 플레이스’ 5층에 입주 작가들의 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다만 작가들은 입주 기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공방은 단순한 작업 공간을 넘어 작가들의 성장과 함께하고 있지만, 입주 기간은 단 6개월에 불과하다. 조 씨도 내년 4월이면 짐을 싸야 한다. 중기부의 지원으로 기존에 내던 월세를 내지 않게 됐지만, 입주 기간이 짧아졌다. 얼마 전 소담상회가 작가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선 짧아진 입주 기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조 씨는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작가에게 6개월의 입주 기간은 너무 짧다. 그나마 전 작업만으로 생계유지가 되는 작가로 성장해 운이 좋은 경우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많다. 작가들이 자리를 잡기까지 입주 기간 등 제도적 지원이 충분히 보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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