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외화자금 조달 잇단 성공 …외환시장 훈풍 '글쎄'

입력 2009-02-0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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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금조달 및 크레딧라인 속속 확보...대부분 단기자금 우려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 여파로 꽁꽁 얼어 붙었던 해외 자금시장에 다소'숨통'이 트이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의 해외자금 조달과 크레딧라인(신용공여 한도) 확보 소식이 속속 이어지면서 해외 자금시장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4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과 캐나다,스위스,호주 등 세계 13개 주요국 중앙은행이 미 연준과의 통화스왑계약을 오는 10월 말까지 6개월 연장함으로써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해소에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 고금리속 단기 자금시장 '숨통'

신한은행은 지난 1월중 약 9억6000만달러 규모의 외화자금을 조달했다. 미국과 캐나다 및 유럽시장에서 1년물 5000만달러, 6개월물 3억5000만달러, 6개월 이내 약 5억6000만달러를 조달했으며, '리먼사태' 이후 중지됐던 유로(Euro) CP도 신규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농협도 지난달 29일 사모방식의 채권발행을 통해 2억2000만달러의 외화자금을 조달했다. 김치본드 형태로 4000만달러, 국제채로 1억8000만달러를 발행했으며, 2월 중에도 사모방식 채권발행을 통해 6000만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예정이다.

직접적인 자금조달은 아니지만 크레딧라인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소식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유럽계 은행 등 해외은행 4곳으로 부터 2억달러 규모의 크레딧라인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2억1000만달로 확보에 이어 총 4억100만달러 규모의 크레딧라인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달 미국계 은행과 유럽계 은행으로 부터 각각 2억달러와 1억달러 규모의 무역금융 관련 크레딧라인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처럼 국내은행들이 해외자금 조달과 크레딧라인 추가 확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리먼사태 이후 꽉 막혔던 외화자금 조달에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외환상품부 관계자는 "현재 해외시장에서 신용경색 현상이 아직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최악의 상황은 넘어선 것 같다"면서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지난 IMF구제금융 시절에도 외국계 은행들이 직접적인 여신공여보다는 무역금융관련 크레딧라인을 먼저 재개한 바 있다"며 "이번 해외 자금조달은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대외신뢰도가 점차 개선되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장기 자금시장은 여전히 '꽁꽁'

하지만 은행권의 자금조달은 아직은 1년 이하의 단기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장기 자금조달은 신용경색 현상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당장 외화자금이 절실한 은행들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의 심정으로 끌어 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농협 자금부 관계자는 "영국의 로열뱅크가 공적 자금을 받는 등 신용경색 현상이 여전하다"면서 "해외시장에서 직접적인 자금조달은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현재 자금시장은 단기자금 중심이며 (서브프라임 사태)이전 처럼 낮은 금리의 중장기 자금조달이 이뤄지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은행 자금담당 관계자도 "크레딧라인 확보는 직접적인 조달은 아니지만 가용할 수 있는 외화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자금조달 창구를 미국계 은행이나 특정지역 한정하지 않고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4일 이뤄진 미 연준과 주요 국가들의 통화스왑계약 연장은 단기적으로 국제 자금시장에 훈풍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통화스왑계약 연장은 국내 금융기관에 외화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여력이 지속된다는 측면은 물론이고, 세계 주요국가 동시에 추진했다 측면에서 국제자금시장이 안정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금융권이 해외 자금조달에 있어 아직은 고금리 단기자금에 의존하고 있으나 향후 사정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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