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4일째 혼란 지속…팬데믹 시대 항공업계 고통 시사

입력 2021-10-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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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취소된 항공편 3100편에 달해
악천후라는 단기 요인에 인력부족 문제 겹쳐
항공업계 전반서 비슷한 혼란 나타날 수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워싱턴국제공항에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여객기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볼티모어/AP뉴시스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무더기 비행편 취소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면서 승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혼란이 항공업계 전반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날 363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전체 항공편의 10%가 결항된 것이다. 항공기 추적서비스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같은 날 출발이 지연된 항공편은 전체 30%가 넘는다. 이미 지난 주말 사이에만 취소된 이 항공사의 항공편은 2000편이 훌쩍 넘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나흘간 취소된 사우스웨스트 항공편이 3100편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번 항공편 무더기 취소 사태 원인으로 플로리다 지역의 악천후와 이곳의 항공교통관제센터 문제 등을 지목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운영하는 노선의 50%가 플로리다를 오가는데 이 지역의 기상 악화가 항공편 운영에 큰 타격을 줬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하지만 충격파는 다른 항공사에 비해 훨씬 컸다.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항공편 취소율은 17.3%였던 반면 경쟁사인 아메리칸항공은 2.6%,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모두 1% 미만이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실질적 원인이 인력 부족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 부작용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 직원 수는 올해 8월 기준으로 5만4500명이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8월과 비교하면 약 7000명이 줄어든 규모다. 코로나19 여파에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직원 수를 대폭 줄인 결과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급격히 회복했고, 그동안 인력을 대폭 감축했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런 수요 급증에 서둘러 대응하다 탈이 났다.

여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사우스웨스트항공을 비롯해 항공업계가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사이 더 커진 근로 부담과 불확실한 비행 일정으로 직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도 혼란을 부추기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발해 병가를 내거나 휴직에 들어가는 일부 승무원과 조종사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사우스웨스트항공 노조 측은 “예방 접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법원에 회사의 백신 의무화 정책 중단을 요청했다.

CNN은 “팬데믹 기간 줄어든 직원과 항공편을 복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항공사는 사우스웨스트항공만이 아니다”라며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되는 연말연시 수요에 항공업계가 대응할 방법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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