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업체들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지만 철강주는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철근업체들은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070억 원으로 2011년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1755억 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철강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82억 원, 364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76%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업체들의 실적 개선세는 빠듯한 수급과 중국의 수출 제한 정책 등으로 철근 가격이 상승하면서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료 가격의 차이)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월부터 본격화된 철근 가격 인상은 8월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4월 철근 가격이 톤당 8만8000원 오른 데 이어 6월 4만2000원, 7월 1만7000원, 8월 6만3000원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2분기 제강사들은 높은 가격 협상력을 보여주며 철근 스프레드의 견고한 흐름을 지속했다. 기존에는 분기 단위로 기준가격을 제시하던 것에서 시황의 급변동을 반영해 월 단위로 기준가격을 제시했다. 또한 건설사향 철근 가격과 유통향 철근 가격을 이원화하는 등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8월부터 철강 제품에 대한 수출 증치세를 폐지하기로 하고, 탄소 감축을 위한 고로업체들의 스크랩 활용 비중이 확대되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주가는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철강주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가에 대해 “최근 주가는 성수기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시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주가는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실적이 개선된다는 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한국철강의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 ROE(자기자본이익율) 12.9%를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PBR(주가순자산비율) 0.4배 수준으로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세아제강에 대해서도 “ROE 13.2%를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PBR 0.4배로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철강주 대부분이 상승세를 타면서, 하반기 주가가 반등 채비에 나설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철강은 전일 대비 7.83% 오른 9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세아제강, 대한제강 주가도 각각 6.0%, 5.67% 상승한 10만6000원, 2만1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둔화 우려 증대, 하반기 중국 철강 감산에 대한 불확실성 등은 한국 철강업에 대한 투자심리(센티멘트)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도 “국내 건설시장이 철근 수요를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에서 철근업체들의 실적을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