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설산업과 메타버스

입력 2021-08-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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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분야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건설이나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건설회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바탕으로 사이버 견본주택 등에 메타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 프롭테크 기업인 직방은 ‘메타폴리스’라는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고, 물리적인 본사를 없애고 사이버 공간 속 사무실에서 아바타들이 일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기술 관점에서 보면 메타버스도 일종의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다.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사례는 로블록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와 같이 1억~2억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거대 플랫폼들이다. 이 사례들을 보면 단순한 기술로서의 VR·AR이 아니라 사업 모델이자 사업 생태계로서의 메타버스를 볼 수 있다.

이 메타버스들을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보통 고객이라고 하면 기업이 재화를 판매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하지만, 플랫폼에서는 달라진다. 유튜브나 당근마켓에서 고객은 상품·서비스을 구매하는 사람이면서 스스로 재화나 서비스를 만들고 판매하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물론 모든 플랫폼에서 고객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플랫폼에 고객들이 모이고 끊임없이 확장되는 메커니즘은 필요하다.

메타버스는 플랫폼에 AR·VR 기술을 접목해 현실감과 체험 강도를 높인 것으로 그 세계를 유지ㆍ관리하는 것은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든다. 2차원적인 주택 분양 관점에서만 접근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기술이고 비용도 많이 든다. 무엇보다도 고객들을 불러모으기가 쉽지 않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고객들을 재미와 관심, 그리고 수익으로서 묶어내는 힘이 있는 반면, 건설업계의 메타버스에서는 고객이 일방적인 대상이 될 뿐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을 수 없다. 조금은 더 전향적인 건설업계의 관점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메타버스 가상 견본주택에도 홍보․마케팅이 필요하다. 직접 견본주택을 방문하는 것보다 접근성은 더 좋을 수는 있지만 체험 측면에서는 오프라인 견본주택이 더 유리하고, 실제 시공 결과물과 비교도 더 용이하다. 가상 견본주택을 만들더라도 오프라인의 견본주택을 설치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중 투자가 되는 만큼 효과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미래 트렌드로서 메타버스는 우리의 삶과 사회 시스템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 건설산업에 구현될 메타버스의 매커니즘과 생태계 관점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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