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개념 변화시킨 '메타버스'…부동산업계도 강타

입력 2021-08-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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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30층 가상건물서 회의·업무
포스코건설, 가상 견본주택 내놔

▲'직방'이 만든 메타버스 속 가상건물 '메타폴리스'(왼쪽) 메타폴리스 회의실에서 직방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제공=직방)

부동산업계가 ‘메타버스’(Metaverse)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자 메타버스 안에 사무실을 만들어 그곳에서 일하기도 하고, 견본주택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홍보하기도 한다.

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세계에서 또 다른 나(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만나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온택트’(온라인 세계에서 대면하는 것) 개념이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사무실을 없애고 메타버스 안에 ‘메타폴리스’라는 30층 높이의 가상 건물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아바타를 만들어 메타폴리스 4층과 5층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한다. 서초동 건물 4~5층에 있는 오프라인 사무실을 그대로 재현했다. 10여 개의 회의실과 수십 개의 테이블이 갖춰져 있고, 심지어 창밖을 통해 실제 날씨도 확인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 공간이 기존 비대면 플랫폼과 다른 점은 바로 차원이 다른 현실감이다. 줌(ZOOM)과 같은 기존 비대면 플랫폼은 회의 링크를 생성하고, 정해진 시간에 사람을 초대해야 한다. 또 창이 꺼지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반면 메타버스는 다른 아바타 가까이에만 가면 옆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바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6~10인용 테이블에 앉아 여러 사람과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화나 회의가 끝나면 개인 책상으로 이동해 일상 업무를 계속하면 된다.

직방 관계자는 “중간에 모여 앉아서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도 있다”며 “오프라인처럼 직원들과 같이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는다”고 말했다.

메타폴리스 내에서 임대사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직방의 목표다. 실제 상업용 부동산처럼 개인이나 기업에 메타폴리스 건물을 임대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말이다. 지금은 서비스를 원하는 대상에 한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빌려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6일 메타폴리스 7개 층을 체험 임차하기도 했다. 20층에 당사를 꾸리고, 나머지 6개 층을 대선 경선 후보들이 캠프 사무실로 쓴다. 지난 9일엔 메타폴리스에서 첫 가상 최고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메타버스 최고위원회의를 시작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투데이DB)

메타버스 열기가 뜨거워지자 건설사들도 메타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6일 직방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면 고객들은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메타폴리스에 만들어진 견본주택에서 주택 내부를 볼 수 있고, 분양 상담도 할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집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발코니 확장이나 인테리어 변경 체험 등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은 4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들어설 ‘더샵 송도 아크베이’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가상 견본주택을 만들었다. 기존 사이버 견본주택에선 단순히 방 내부만 볼 수 있었지만 메타버스 속 견본주택에선 고객이 직접 로비를 거닐고 상담원과 대면 상담을 하는 등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해 인천 소재 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취업 인턴십도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메타버스 속 아바타가 돼 직업교육을 받고, 실제 직원들과 업무미팅도 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재 대부분 산업이 오프라인 환경에서 온라인 환경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부동산플랫폼 기업이나 대형 건설사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온라인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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