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軍, 20년간 미숙해…이제는 행안부에서 맡아야"
국방부가 지난 20년간 지뢰 제거 작업에 224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지뢰지대를 1곳도 해제하지 못했다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녹색연합은 30일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자료와 현장조사 등을 토대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방부는 2001년 후방지역 36곳의 지뢰지역을 군사적 목적이 사라진 곳으로 선언하고 지뢰 제거를 진행했으나 단 1곳의 지뢰지대도 해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1∼2010년 지뢰 제거 예산과 제거 수량에 대한 정보가 존재하지 않았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뢰 제거 예산은 총 224억 원, 제거된 지뢰 수량은 3천690여 발이었다.
녹색연합은 "단순 계산을 했을 때 2001년부터 지뢰 1발당 평균 600만 원의 비용이 투입됐으며, 지뢰를 완전히 제거하려면 약 400년이 소요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뢰 제거 국제기준을 도입한 캄보디아는 우리나라 지뢰지대 전체 면적(128㎢)보다 넓은 면적인 130㎢를 한 해에 해제해 국민 품에 돌려줬다"며 "우리나라에서 군사적 필요성이 사라진 후방지역 지뢰지대는 0.27㎢에 불과하지만, 지뢰 제거 실적은 형편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군의 미숙한 지뢰 제거 작업으로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국내 지뢰·불발탄 피해자는 642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 피해자가 63%를 차지한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녹색연합은 "지뢰 제거 기간이 길어질수록 다른 지역으로 지뢰가 유실되는 범위는 확대된다"며 "후방지역 지뢰지대 중 대다수가 사람들의 생활공간에서 3㎞ 이내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년간 지뢰 제거 역량의 미숙함이 증명된 상황에서 국방부에 지뢰 제거 역할을 계속하게 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지뢰 제거 활동은 국민 안전을 위해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행정안전부에서 담당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