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팩 IPO 급감…당국 감시 강화에 열기 식어

입력 2021-07-11 15:42수정 2021-07-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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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스팩 조달액 전기 대비 86% 급감
미국 SEC, 스팩 공시 규정 강화
신주인수권 자본 아닌 부채로 수정한 점도 리스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레이더들이 모니터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기업공개(IPO)가 급감하고 있다. 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들고 나서며 기업 감시를 강화하자 시장 열기가 식은 분위기다.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를 인용해 2분기 미국에서 스팩 IPO로 조달된 자금이 127억 달러(약 15조 원)로 전분기기 대비 86%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스팩 상장이 급증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상장 건수는 64건으로 전분기보다 79% 감소했고, 전 세계 IPO 시장에서 미국 스팩 조달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45%에서 10%로 크게 줄었다.

스팩 상장은 이전부터 이어져 온 기업 자금 조달 방식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현금 여유분이 넘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기가 치솟았다. 3월 조달액은 352억 달러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이르렀다. 스팩 상장이 일반 IPO보다 단기에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기업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랬던 시장 분위기가 급격하게 차가워진 것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시 강화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SEC는 4월 기업이 스팩 상장을 할 때 공시하는 실적 전망에서 허위 사실이 발견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상장한 전기차 업체 로즈타운모터스에 대해 예약 부풀리기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SEC는 그동안 통용돼 오던 회계 관행도 수정하며 기업들을 압박했다. 회계법인 MGO의 마이클 포츠네이트 이사는 “스팩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워런트)을 자본이 아닌 부채로 간주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한 것이 스팩 시장의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처를 한 것은 투자자 보호 중요성이 커진 탓이다. SEC는 일반 상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이 스팩을 통해 시장에 유입되는 것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스팩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당국의 경계심은 더 커졌다.

스팩 상장의 인기는 한풀 꺾였지만, 전 세계 IPO 시장은 여전히 강세다. 스팩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의 지난 분기 조달액은 1146억 달러로 역대 2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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