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해양진흥공사 3년의 가시적 성과와 친환경 선박

입력 2021-07-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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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한 지 3년이 지났다. 그간 정부와 공사, 업계의 꾸준한 노력으로 해운산업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해운산업이 갖는 중요성을 국민들이 알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례를 들어 보면 지난 3월 수에즈운하를 통항 중이던 에버기븐호가 운하 남단에서 좌초되면서 컨테이너선 운임지수 상승 및 원유 수송 지연에 따른 유가 상승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여 전 세계물류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 또 HMM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음과 동시에 관련 뉴스가 쏟아졌고 선복 부족 상황에도 임시선박을 투입,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며 국적 원양선사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께 설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심은 공사가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해운 재건의 3년간 성과에 대해 국민들께 직·간접적으로 설명할 소중한 기회였다.

지난 3년간 해운 재건의 가시적 성과를 꼽자면 국적 원양선사의 부활과 해운업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변화다.

우선 HMM이 초대형선 20척 인도를 통해 고효율 저비용 구조로 체질 개선이 되면서 지난해 10년 만에 만성적자를 벗어나 990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고 올해 1분기 역시 해상운임의 상승과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1분기 최대 실적을 이어 가면서 완전히 부활했다는 것이다.

또 벌크선사의 2021년 예상실적 또한 기대해 볼 만한 수준으로 BDI지수 상승과 철광석 등 원자재 수요 역시 강세를 보여 팬오션, 대한해운 등 대표 부정기선사들 또한 순항하고 있다. 이는 HMM의 초대형선 발주 지원, 대한해운 등 중견 선사들에 대한 선박금융 지원과 선사의 신조선 발주, 운임 상승, 금융 조달이 맞물리면서 모처럼 해운업이 호황을 맞이하는 계기가 됐다.

둘째로 해운업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 변화를 꼽을 수 있다. 과거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금융권의 해운업 취급 기피 현상으로 몇몇 우량 선사를 제외하고 은행권의 신규 선박금융 취급이 제한적인 상황이었으나 공사 보증서를 통한 대출상환 안정성 향상, 국책은행의 취급 유도 등 활성화 노력 끝에 장기운송계약이 체결된 선박을 중심으로 하나·부산·국민은행 등 국내은행 및 외국계 은행들의 해운금융 취급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처럼 국적선사의 부활과 해운금융시장이 개선 조짐을 보여 다행스럽지만, 친환경 선박 확보 역시 계속되어야 할 과제이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공사는 2019년부터 운항선박 친환경 설비 설치를 지원하고 국책은행과 함께 민간은행 참여를 유도하여 지난 3년간 HMM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비롯해 중견선사 신조선 34척을 포함, 총 54척 약 2조2000억 원의 금융을 지원하였으며 특히 정부의 폐선보조금 정책과 연계하여 21척의 노후선 교체 사업을 시행했다.

다만 공사의 이러한 지원과 노후선 교체사업은 시장 수요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국적 선사가 친환경 선박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시장이 함께 참여하여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선박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가가 필수적인 요소다.

우리 공사는 신조선 확보를 위한 다양한 보증프로그램을 마련함과 동시에 민간금융 유치를 위한 신규 상품 제공을 통해 금융시장 니즈를 만족시키겠다. 해운사도 지속적인 영업이익 창출, 안정적인 재무관리, 투명성 있는 정보 공개를 통해 금융시장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친환경 시대는 우리가 ‘해운산업리더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해운업계, 정부, 공사 간 긴밀한 협조와 준비를 통해 그 계획을 차분히 실행한다면 우리가 세계 5위권 해운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친환경 선박 발주는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며, 그 시점이 긴 불황을 뚫고, 해운업이 모처럼 금융시장과 대중의 관심을 받는 지금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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