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사모펀드 조성 매입" 제안…한화 "기존 입장에 변화 없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보인던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이 본계약을 20여일 앞두고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산업은행이 기관투자가와 함께 출자해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 한화그룹의 자산을 매입해주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으며, 한화그룹 역시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검토에 들어갔다.
따라서 이번 제안을 계기로 대우조선 매각 절차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기관투자가와 함께 출자해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 한화그룹의 자산을 매입해주는 방안을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민 행장은 또 "대우조선 인수 문제는 이제 한화의 결정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또 시장 불안 상황에서 싼 값에 자산을 매각했다는 우려를 없애주기 위해 PEF가 3~5년 후 자산을 되팔아 남는 수익을 한화에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한화 고위 관계자는 "자신의 헐값 매각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는 효과가 있어 긍정적"이라며 "상당히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산은의 제안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최대한 빠른시간내에 입장을 정리해서 (산은측에)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산은과 맺은 양해각서(MOU)상의 규정들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화측이 산은의 PEF를 통한 자산매입 방안을 받아들이더라도 실사와 대금 분납 등 대립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특히 민유성 행장은 "특혜시비나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당초 맺은 양해각서(MOU) 내용을 변경할 의사는 없다"며 "특히 인수 자금 분할 납부 등의 한화 요구 사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측도 '선실사 후 본계약'이라는 입장엔 변화가 없는 상황. 한화 관계자는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 문제와 인수 자금 분할 납부 등은 이미 이사회에서 결의한 사안이므로 우리의 입장에도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동안 정체됐던 대우조선 매각 문제가 산은의 제안으로 새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아니면 실사 문제로 다시금 '공전'을 거듭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