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통위 개최...0.5%P 인하 전망
한국은행은 오는 9일 개최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그 인하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1월 금통위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는 최근 한국경제의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지난달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추가 인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 추가인하 불가피
최근 한은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6으로 전월의 54보다 8p나 급락해 지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분기(46)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제조업의 자금사정BSI도 전월(66)보다 5p 떨어진 61을 기록하면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1월 이후 최악의 수준을 나타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에 비해 2.0%p 떨어져 10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경기상황을 알려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지난달보다 무려 1.3%p나 급락해 한국경제의 우울한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이같은 실정을 감안해 한은도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은은 새해 통화신용정책 운용방안에 대해 "경기부진이 금융불안 심화로 이어지면서 경기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에 적극 대처하겠다"면서 "국제금융시장과 세계경제성장의 향방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하강 속도에 따라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따라서 최근 경기지표나 실경경제의 위축 정도를 충분히 반영한다면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고 자칫 금리인하 시점을 놓칠 경우 정부와 국민의 비판을 면치 못할 게 뻔 하기 때문이다.
◆ 한은,기준금리 얼마나 내릴까
이처럼 1월 금통위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인하폭이 얼마나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0.5%p 인하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0.25%p 인하는 시장에 실망감을 주기 쉽고 0.75%p 이상의 대폭적인 인하는 향후 추가인하 여지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금통위에서 1.0%p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만큼 일단 중폭의 금리인하 후 당분간 경제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성급히 대폭적인인 금리인하에 나섰다가는 자칫 금리를 내리고 자금을 공급해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서 한은이 1월중 금통위에서 최소한 0.5%p의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한은이 1.0%p를 내렸기 때문에 0.5%p를 인하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며 "오히려 0.25%p 인하는 시장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0.25%p씩 금리를 조정하는 이른바 '그린스펀 베이비 스텝'을 취했는데 최근에는 초반에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쓰고 있다"면서 0.5%p 인하를 전망했다.
시중은행 자금부의 한 관계자도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 대폭인하했지만 시중금리가 인하를 유동하기 위해서는 한두 차례의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바람직하다"고 금융권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지난달 대폭적인 금리인하가 선행된 만큼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단기간 시중금리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세계 주요국가들의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속속 단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금융권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