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3%룰] 처음 시행된 '3%룰'…형식보다 내용에 결과 달라져

입력 2021-04-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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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3%룰 적용으로 최대주주 추천 이사 선임 부결…재계, 사례 살피며 경영권 공격 우려

▲3%룰은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를 뽑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각각 최대 3%로 제한한 규정이다. (출처=서스틴베스트)

이른바 ‘3%룰’이 올해부터 시행됨에 따라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 위력을 확인할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는 재계에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안겼다. 총수의 영향력을 재확인한 곳이 많았지만, 3%룰이 효력을 발휘하며 최대주주 뜻에 반하는 인물이 이사회에 진입한 기업도 있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개정된 상법에 포함된 3%룰은 최소 1명 이상의 감사위원을 이사와 분리 선출하고, 이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각각 3%로 제한한 규정이다.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의 영향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소위 ‘거수기’로 묘사되는 기업 이사회 운영을 혁신하고 대주주 중심의 경영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이전까지는 최대주주 뜻에 따라 이사진이 꾸려졌지만, 의결권이 3%로 제한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소액주주나 기관투자자의 결정에 따라 결과가 충분히 뒤집힐 수 있어서다.

실제로 3%룰은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42.9%를 보유한 조현범 사장이다. 조 사장은 주총에서 그의 형 조현식 부회장과 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펼쳤다.

조 부회장 지분은 19.32%에 그치지만, 표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조 사장과 사 측이 추천한 김혜경 이화여대 교수 선임안은 부결됐고, 조 부회장이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 선임안은 가결됐다. 양측 모두 의결권이 3%로 제한된 상황에서 22%에 달하는 소액주주가 조 부회장 손을 들어주며 승패가 갈렸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사진제공=KL파트너스)

반면, ‘조카의 난’이 벌어진 금호석유화학에서는 3%룰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회사 주총에서도 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박찬구 회장과 그의 조카 박철완 전 상무가 표 대결을 펼쳤다. 박 회장은 지분 6.69%, 박 상무는 이보다 많은 10%를 갖고 있다.

결과는 박 회장의 승리였다. 박 회장과 사 측에서 추천한 황이석 사외이사 선임안이 주총에서 69.3%의 지지를 얻어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을 제쳤다. 양측 모두가 의결권을 3%만 행사했지만, 박 회장이 총수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우호지분을 끌어모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영권 공격의 수단이 될 수 있다며 3%룰 시행에 반대하던 재계는 한국앤컴퍼니와 금호석화의 주총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전반에 3%룰이 영향력을 발휘하진 않았지만, 투기자본의 공격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이번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박철완(가운데)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가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플레시먼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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