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회복 섣부른 낙관 말고 백신 확보 총력을

입력 2021-04-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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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많이 좋아졌다. 2월 산업생산도 큰 폭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경기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전 산업 업황BSI가 83으로 2월(76)보다 7포인트(p) 올랐다. BSI는 현재 경기상황에 대한 기업의 판단과 전망을 나타내는 심리지표로, 100을 밑돌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긍정적인 곳보다 많고 100 이상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이달 수치는 2011년 7월(87) 이후 9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올 들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봄철을 맞아 시민들의 활동이 늘면서 소비회복에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 제조업이 2월 82에서 89로, 비제조업이 72에서 77로 올랐다. 제조업의 대기업(93→99)과 중소기업(69→78), 수출기업(94→97)과 내수기업(74→85) 모두 상승했다. 비제조업에서는 도소매업이 크게 호전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도 지난달보다 4.7p 오른 101.3을 기록해, 2018년 6월(100.4) 이후 처음 100을 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지난달 전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2.1% 증가했다. 제조업이 반도체와 화학제품 생산 호조로 4.3% 늘었다. 서비스업은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 완화에 힘입어 숙박·음식점업이 20.4% 급등하면서 1.1%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회복의 고무적인 신호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크다. 최대 변수인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가라앉지 않는 실정이다. 31일에도 신규 확진자가 506명 늘었다. 3차 유행이 본격화한 작년 1월 이후 하루 300∼400명씩 나왔고, 최근 일주일 동안에도 400∼500명 수준에서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백신 보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이 문제다. 각국의 백신 확보 경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정부가 계약한 물량의 제때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4월부터 일반인 접종에 나설 예정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국내 도착이 4월 중순 이후로 미뤄졌고 물량도 줄었다. 2분기부터 순차 도입키로 한 노바백스, 모더나, 얀센 등의 백신은 언제 들어올지 불투명하다.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한다는 정부 목표도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보다 백신 접종이 많이 뒤처졌다. 집단면역 지연이 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2분기 이후 경기회복을 낙관하는 모습이다. 섣부르다. 한국은 백신 접종이 늦어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할 대표적인 나라로 꼽히고 있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백신의 조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다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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