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코로나19 3차 대확산에 경제 회복 요원

입력 2021-03-22 15:34수정 2021-03-2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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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이탈리아ㆍ독일 등 ‘3차 대유행’ 봉쇄 강화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조정
백신 접종 속도 더뎌…인구 100명당 12명 그쳐

▲유로존 경제성장률 추이. 전분기 대비. 작년 4분기 마이너스(-) 0.7%. ※올해 1분기~는 유럽중앙은행(ECB) 예상치.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유럽의 경제 회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더 요원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가 최근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더 엄격한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유럽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고는 있지만, 전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간 탓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성장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작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자 수도인 파리를 비롯한 16개 주에 4주간의 이동제한 조처를 내렸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난 15일 국가의 절반가량인 10개 주와 1개 자치 구역이 레드존(고위험지역)으로 지정됐다. 레드존으로 묶인 지역에서는 술집과 레스토랑 등 비필수 상점과 학교 문이 닫히며, 건강·업무 등의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주민들의 외출이 금지된다. 이탈리아는 4월 초 부활절 연휴까지 봉쇄 조치를 유지한다. 독일 일부 도시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최근 실시했던 봉쇄 완화 초치를 철회했다.

이는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ING, 베렌베르크은행 등 주요 투자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이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게 하는 원인이 됐다. 카스텐 브제스키 ING 거시 연구 책임자는 “지금까지 우리는 3월 폐쇄 조치의 점진적 완화를 가정해 유로존 전망을 세웠다”며 1분기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기존 마이너스(-) 0.8%에서 -1.5%로 수정했다.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봉쇄 조치가 매월 유로존의 성장률을 0.3%포인트 축소할 것”이라고 추산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애초 4.4%에서 4.1%로 낮춰잡았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 경제에 대한 밝은 전망과는 대조적이라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각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얼마나 가속화하는지에 따라 향후 유로존의 경제 전망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픽텍웰스매니지먼트의 나디아 가르비 이코노미스트는 “물론 위험은 여전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면서도 “많은 것이 4~5월 백신 접종을 앞당길 수 있는 유럽연합(EU)의 능력에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EU의 백신 접종 속도는 매우 더딘 편이다. FT의 분석에 따르면 EU에서는 100명당 12명만이 1차 코로나19 백신을 투여받았다. 이는 미국(37명)이나 영국(43명)에 비교했을 때 한참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공급 지연과 더불어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여러 유럽 국가의 백신 접종이 예정보다 느리게 진행된 탓이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분기에는 백신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며 “성인의 70%가 올여름이 끝날 때까지 예방접종을 하는 궤도에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들 봉쇄 조치가 이대로 몇 달간 계속해서 이어지는 경우다. 영국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럽의 이동 제한이 2분기 말에나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9%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은 5.3%에서 4.3%로 낮췄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만약 규제가 수개월 더 지속한다면 이는 ‘또 다른 잃어버린 여름’을 야기할 것”이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이 2~3%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FT는 “비록 많은 이코노미스트가 유로존 단기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올해 말 대부분의 규제를 해제할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면 경제가 강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계 무역의 반등이 독일의 수출 주력 제조업체들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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