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졸업후 80세에 전문대 재입학…'제2 인생' 도전 사례 잇달아

입력 2021-03-1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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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라대 관광일본어과에 입학 권무일 씨(오른쪽). (한국전문대교협 제공)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전문대학에 '유턴 입학'을 결정한 사례들이 나타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올해 80세가 된 권무일씨는 1960년대에 서울대 철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50여년만에 제주한라대 관광일본어과에 입학했다.

권 씨는 30여년간 사회생활을 하다가 은퇴해 2004년 제주에 정착했다. 그는 제주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김만덕, 헌마공신 김만일, 표류인 이방익 등 제주를 빛낸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글로 써왔다.

권 씨는 최근에는 고대 탐라사를 집필하다가 탐라국에 대한 자료가 적어 탐구에 한계를 느꼈다. 그는 혹시 제주에 근접한 일본에 혹시 사료나 관련 논문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옛 문헌을 찾아보기로 했다. 제주한라대 관광일본어과 입학을 결정한 것도 일본어기초부터 공부하기 위해서다.

권 씨는 "일본서적을 읽을 만큼 실력이 향상될지도 의문이고 거기서 그가 원하는 자료를 얻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도 "젊은이들과 청춘을 만끽하면서, 일본어를 알고 이웃나라 일본을 아는 등 얻는 것은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서울대에서 학사·석사학위를 딴 배세환씨는 스포츠재활·물리치료사로 거듭나기 위해 올해 대구보건대 신입생으로 '유턴입학' 했다. (한국전문대교협 제공)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 신입생이 된 배세환씨(37세)도 서울대 체육교육과에서 학사와 석사까지 졸업한 후 전문대로 유턴입학한 사례다.

배 씨는 석사 졸업 후 대학 교직원과 시간강사로 사회생활을 해왔다.

그는 "선수 트레이닝 분야 원서 등을 통한 공부를 해 왔지만 스포츠의학과 스포츠재활 분야에 전문적 물리치료 분야의 해부학 등을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야 실제 현장에서 환자 등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갈증이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배 씨는 "졸업 후에는 스포츠재활센터를 개원해 선수들의 부상방지를 위해 재활을 돕고 기량을 올려주는 전문 트레이닝을 하고 싶다"며 "추후 일반인들까지 범위를 넓혀 고령화 시대에 만성질환까지 치료할 수 있는 물리치료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러시아인으로서 한국 귀화를 준비 중인 카라살알리나씨는 경찰 직업을 목표로 올해 계명문화대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했다. (한국전문대교협 제공)

귀화 후 경찰이란 직업을 목표로 계명문화대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도 관심을 끈다.

카라살알리나 씨(34세)는 러시아 모스크바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한국어와 러시아어, 영어, 터키어, 투바어, 중국어를 구사하는 학생이다.

한국인과 결혼해 귀화 과정을 준비 중인 그는 "이번 코로나19때 중국인 불법체류자들도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는데 불법 체류가 적발되면 강제 추방이 되니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 지내는 일이 많았다"며 "중국에서 귀화한 관광경찰이 이들을 회유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하는 등 활약이 컸다"고 경찰을 꿈꾸게 된 이유를 밝혔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은 "전문대학은 평생교육차원에서 새로운 제2의 인생 도전을 하고 또는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찾아 다시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있고 한국인으로 새 출발하는 외국인의 전문대학 도전 등을 통해 고등단계 직업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전문대학 구성원들은 산업체 맞춤형 실무교육과 평생 직업교육중심 교육기관으로 더욱 거듭나고자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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