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비 중국과 격차 동일…일본과는 0.1년 더 벌어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2018~2022)’상의 11대 분야 120개 중점과학기술을 대상으로 벌인 ‘2020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11대 분야는 △건설ㆍ교통 △재난안전 △우주ㆍ항공ㆍ해양 △국방 △기계ㆍ제조 △소재 ㆍ나노 △농림수산ㆍ식품 △생명ㆍ보건의료 △에너지ㆍ자원 △환경ㆍ기상 △ICTㆍSW 등이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기술에 대한 수준을 면밀히 진단하고 해당 기술수준 향상을 위한 시책 마련을 위해 주요 5개국(한국, 중국, 일본, EU, 미국)의 상대적 기술수준(%) 및 기술격차(년)를 2년마다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논문ㆍ특허분석과 함께 2018년에 도입한 기술분야별 전문가 패널을 활용해 기술수준, 기술격차 등에 대한 1200명 전문가 패널 델파이 조사(2회)를 함으로써 기술수준평가의 전문성과 일관성을 확보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중점과학기술 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미국)과 비교할 때 80.1% 수준이며 기술격차는 3.3년인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당시의 기술수준과 비교해 3.2%포인트(p) 향상됐고 기술격차는 0.5년 단축된 것이다. 국가별 기술수준을 살펴보면, 최고기술 보유국은 미국(100%)으로 나타났으며, EU(95.6%), 일본(87.3%), 한국(80.1%), 중국(80.0%) 순으로 평가됐다. 2018년과 비교한 최고기술 보유국과의 기술격차는 한국과 중국이 0.5년 감소했으나, EU는 동일한 격차를 유지하고 일본은 오히려 0.1년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11대 분야별 기술수준은 모두 2018년 대비 증가(1.6~5.0%p)했고, 기술격차도 ‘우주ㆍ항공ㆍ해양’ 분야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0.2~-1.2년)한 것으로 평가됐다. 11대 분야 중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높은 분야는 ‘건설ㆍ교통(84.0%) 분야’이며, 낮은 분야는 ‘우주ㆍ항공ㆍ해양(68.4%) 분야’로 나타났다. ‘생명ㆍ보건의료’와 ‘에너지ㆍ자원’ 분야는 2018년까지 중국에 앞서있었으나 2020년 들어와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20개 중점과학기술별로 살펴보면 2018년 평가 대비 83개 기술의 기술수준이 증가(0.5~19.0%p)했으며, 20개 기술은 유지, 17개 기술은 감소(0.3~5.5%p)했다. 최고기술 보유국과 대비해 기술수준이 가장 높은 기술은 ‘대용량 장수명 이차전지 기술(96%)’, 가장 낮은 기술은 ‘우주환경 관측ㆍ감시ㆍ분석 기술(55.5%)’로 나타났다. 또한 스마트홈 기술, 재난구조 및 극한탐사 기술, 기능성 유기소재 기술, 질병진단 바이오칩 기술, 초고집적 반도체 공정 및 장비ㆍ소재 기술 등 5개 분야 기술은 국내에서 120개 중점과학기술 중 상대적으로 논문ㆍ특허 활동이 활발하고,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과기정통부는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과학기술 투자와 R&D 혁신을 통해 미국,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과의 기술격차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으나, 점점 치열해지는 국가 간 경쟁 속에서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총 R&D 투자는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2018년 우리나라의 총 R&D 투자 규모는 779억 달러(약 85.7조 원) 수준이다. 최고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7.5배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를 맹추격하고 있는 중국도 우리나라 대비 3.8배 정도의 자금을 R&D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ㆍEU에 이어 세계 3위의 R&D 투자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기술수준 향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중국의 기술수준은 2018년 대비 4%p 증가했다. ‘뇌신호 관측 및 조절’과 ‘바이오 및 생체공학 기반 인공장기’ 기술 수준이 가장 많이 증가(각각 16.5%p, 15.5%p)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기정통부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이 가속함에 따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2년 전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이 향상했으나, 최고 기술보유국 대비 기술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고 중국이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투자와 노력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기술수준평가 결과를 각 부처와 연구기관 등에 배포해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전략 및 부처 차원의 과학기술정책 수립, R&D사업 기획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핵심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