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김치 무역적자’ 벗어나자"…김치의 변신은 무죄

입력 2021-02-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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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김치 적자액 791만 달러로 줄여…대상·풀무원 등 할랄인증·소스·파우더 등 변신 시도

(사진=미국 아마존 캡쳐)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지난해 김치 수출액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지만 10년째 ‘김치 무역적자국’에서 벗어나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4451만 달러(한화 1277억 3876만 원 규모)로 전년보다 37.6%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무역수지는 -791만4000달러로 2012년(-423만 달러) 이후 적자 폭을 최저 수준으로 줄이는 데 그쳤다.

한국은 2010년 이래로 ‘김치 적자’를 면치 못했다. 국내 급식, 식당 등 B2B로 거래되는 김치는 대부분 수입산이고, 이 중 90%가 중국산 김치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김치 수입액(1억5243만 달러) 중 99%가 중국산이었다.

세계김치연구소가 2019년 발간한 ‘김치산업동향’에 따르면 “김치용 채소 공급량 및 가격 불안정 등으로 중국산 저가 김치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김치 소비의 해외의존도가 상승하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조건이 지속하면 김치 해외의존도는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대상)

업계는 ‘김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 등을 구사하며 김치의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미주와 유럽,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국에 진출해있는 대상의 종가집 김치는 지난해 9월 누적 기준 전체 김치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에 이를 정도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비결은 현지 공략이다. 가장 먼저 진출했던 일본에서의 성공이 대표적이다. 종가집은 김치연구소를 중심으로 김치유산균 연구를 비롯해 다채로운 제품 개발과 포장 및 유통보관 등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그 결과 일본인 입맛에 맞는 아삭하고 달콤한 현지식 김치를 만들어내 일본 시장 진출 성공을 이뤄냈다는 게 대상 측의 설명이다.

국내 업계 최초로 북미와 유럽에서 식품안전 신뢰도 표준으로 여겨지는 '코셔'(Kosher) 인증마크도 획득했다. 이를 발판 삼아 유대인, 무슬림 뿐 아니라 채식주의자, 웰빙을 지향하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코셔 시장에 김치 제품을 수출할 예정이다. 최근 4억 명 중동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무슬림이 사용하거나 소비하도록 허용된’이라는 의미가 있는 할랄(Halal) 인증을 받은 포기김치, 맛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등을 판매하는 등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5~6년 전만 해도 미국 내 김치 구매 고객의 90% 이상이 현지 한인이었으나, 최근 아시아계를 비롯한 현지인들의 구매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포장김치 수요는 더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비건 김치 ‘김치 렐리쉬’를 선보였다. 김치 렐리쉬는 젓갈을 빼고 순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 김치로, 해외 시장을 겨냥해 제작됐다. 최근 2~3년 동안 미국 현지에서 인기인 동남아풍 '스리라차 소스'를 가미해 새콤달콤한 맛을 끌어올렸다. 김치뿐 아니라 양념, 소스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전통김치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김치 카테고리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풀무원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전 세계인의 김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전통 김치 콘셉트를 그대로 쓰면 외국인에겐 여전한 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면서 "김치 렐리쉬는 외국인들이 자주 접했던 살사, 토마토 등을 적용해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푸드 스타트업 '푸드컬쳐랩'이 선보인 '김치 시즈닝'도 눈길을 끈다. 김치 시즈닝은 분말 형태의 김치 가루로 후추나 고춧가루처럼 피자 등 취향껏 요리에 뿌려 먹을 수 있다. 미국 아마존에서 최초 판매 2주 만에 시즈닝 신제품 부문 1위에 올랐고 현재 미국 아마존 칠리파우더 카테고리에선 일본 '시치미'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설 정도로 현지인들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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