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건설업계, 내년엔 공공수주가 살 길

입력 2008-12-11 14:10수정 2008-12-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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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실력에 따라 업계 순위변동 가능성도

미분양 주택 증가 등 민간건설시장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건설업체들이 내년 공공부문 수주를 강화할 전망이다.

정부의 SOC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기도 한 이런 움직임은 건설업계의 순위변동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년 SOC사업에 지난해에 비해 26.7% 증액한 24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당초 예상인 20조원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내년 공공부문 수주에 대한 건설업계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대우건설의 내년도 공공부문 수주목표는 2조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 수주목표 2조1000억원에서 4% 정도 상향한 것이다.

대우건설은 11월말 현재 공공부문에서 1조9000억원을 수주해 올해 목표 달성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부문 선두 주자인 현대건설은 내년도 공공부문 수주목표를 3조원 가까이로 잡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만 해도 현대건설은 신갈우회도로, 울산대교, 88고속도로 2공구 공사 등 대규모 공사를 수주하면서 SOC사업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현대건설 이종수 사장은 “국회의 예산처리를 지켜봐야겠지만 SOC 투자가 늘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 공공부문 시장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두 회사 외에도 SK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토목에 강한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전체적으로 줄어든 공사물량을 보전하기 위해 공공시장에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공공부문 물량의 증가는 기존 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업체들의 매출규모 확대에 기여해 건설업체 간 순위변동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용일 박사는 “민간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내년에는 민간부문 대 공공부문의 비중이 7 대 3에서 6 대 4로 변화될 것”이라면서 “주택건설에는 브랜드가 중요하지만 공공부문은 실적과 설계능력 등이 더 중요하다. 기존에 이 분야에 집중해왔던 업체들이 유리하다는 측면에서 순위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도 “공공부문은 건축보다 토목인데 주택 비중이 높았던 기업이 토목에서 경쟁력이 있느냐가 문제”라고 전제하고 “주택에 집중했던 대형 건설업체들이 최저가 낙찰제가 있는 공공부문에 참여하는 것은 원가부담도 커서 공공부문의 확대가 그림의 떡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사업은 정부에서 발주하고 시공사에 규칙적으로 물량을 제공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원활해 금융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최저가 공사 발주가 많아 시공사가 원가 부문에 압박을 받게 된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민간부문에 치중했던 건설사들의 경우 단점이 더 부각돼 내년 공공부문이 커지더라도 실제 참여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인 것이다.

한편 건설업계에서는 내년 공공부문 확대 흐름 속에 지금까지 생산자에 초점이 맞춰져 온 국내 건설생산체계와 조달시스템에 관한 법과 제도가 보다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공부문에 참여한 많은 사업자들이 사업 수주를 위해 저가로 입찰함으로써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아 부실공사의 우려가 컸다”면서 “공공 부문에서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 발주자의 역량과 역할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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