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만 둘래” 트럼프 정권 고위직들,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줄사퇴 움직임

입력 2021-01-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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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고위 참모들 사임 고심…스테파니 그리샴 영부인 대변인 겸 비서실장은 이미 사직서 제출

▲스테파니 그리샴이 2019년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태 이후 백악관과 대통령 측근들 사이에서 줄사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일부 고위 참모들이 사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백악관에서 대통령 부부를 가장 오래 보좌한 스테파니 그리샴은 이미 사표를 제출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대변인 겸 비서실장을 맡았던 스테파니 그리샴은 이날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사직서를 냈다. 백악관 직원이 정권 교체 이전에 자리를 떠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미국 언론들은 시위대의 난입 사태가 그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그리샴이 수개월 전부터 사임을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번에 일어난 시위대의 격렬한 항의 행동이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확정을 저지하려는 시위대에 대해 초조함을 나타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부보좌관, 그리고 크리스 리델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 세 명이 시위대 의회 난입 폭력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따라 사임을 검토하고 있다”며 “포틴저 부보좌관의 사임은 임박한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두 사람은 7일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장관급 인사 중에서도 사퇴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일레인 차오 미국 교통부 장관이 사임 검토에 들어갔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아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차오 장관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부인이며, 공화당 내에서 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트럼프 정부 요직에 있던 인물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속속 현 정권을 떠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동이 오히려 그에게 독이 돼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대선 결과에 대해 이의 제기를 지지하면서 바이든 당선인 인증에 반대해 온 공화당 의원들도 이번 사태에 등을 돌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동안 인증에 반대해 온 스티브 데인스(몬태나주) 상원의원은 이번 의사당 난입사태 이후 성명을 내 바이든 당선인 선거인단을 인증하기 위해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워싱턴주) 하원의원도 “수치스럽고 비미국적”이라며 “바이든 당선인 승리에 더 이상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던 론 존슨(위스콘신) 상원의원마저도 “이번 사건에 비춰 봤을 때 계속해서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에 약간 다른 태도가 있다”고 발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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