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들이 단종차 부품 생산을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단종차 부품의 과잉생산 및 발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단종 이후에도 일정 기간 관련 부품의 생산 및 판매가 의무사항이다”라면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량만큼만 공급할 수 있어 생산과 발주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사는 특정 차종을 단종해도 일정 기간 관련 부품의 생산과 판매를 지속해야 한다. 차종에 따라 7년 또는 8년이다.
단종된 뒤에는 앞서 구축한 부품 수요를 고려해 생산 또는 발주량을 결정한다. 출시부터 단종 때까지 특정 부품이 얼마만큼 필요했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매년 또는 반기마다 재고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다만 ‘부품 의무생산 종료 시점’에 다가갈수록, 즉 단종 5년이 넘어갈수록 수요 예측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부품업계의 중론이다. 차령이 오래될수록 감가상각 비율이 높아지면서 수리 대신 폐차하는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어떤 부품은 남아도는데 또 다른 부품을 모자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주요 부품사들이 3D 프린팅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필요한 만큼만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 대량생산이 불가능하지만, 소량만 생산해도 되는 단종차 부품의 경우 오히려 효율성이 높다.
나아가 기존 대량양산(주조방식) 부품보다 무게를 10~15% 줄일 수 있고, 특수 부위의 강성을 더 확보할 수도 있다. 이른바 ‘적층 가공 합금’ 방식이다.
이런 부품기술 전략은 제품 전략 개편에서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위해 2010년대 들어 신차 교체주기를 단축하고 있다. 동시에 페이스리프트 때마다 디자인 및 내장재의 변경 폭이 확대하고 있다.
6~7년이었던 완전변경 주기가 5년 안팎으로 줄었고, 새 모델 대부분이 이전보다 변화의 폭을 확대 중이다.
다만 이런 3D 프린팅 방식의 생산은 단위당 생산 단가가 대량생산 및 발주 때보다 불리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대량생산으로 인한 악성 재고, 이른바 '데드스톡(dead stock)'에 따른 비용 발생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소량생산의 효율성 사이에서 저울질이 시작될 것"이라며 "데이터를 쌓아가며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