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매매된 15억 원 초과 아파트는 27일 기준 6974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8161가구)보다 17% 줄었지만 실거래가 신고에 최장 한 달가량이 걸린다는 걸 생각하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초고가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은 지난해 약 20억8487만 원에서 올해 21억3621만 원으로 3866만 원가량 높아졌다.
지난해 연말부터 정부는 15억 원 초과 주택에 주택 구매용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주택 구매를 어렵게 만들어 투기성 수요를 차단하고 가격 하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규제에도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이어지는 건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15억 원 초과 아파트가 매매된 지역은 19곳이다. 지난해까지 초고가 아파트가 없었던 동대문구와 은평구, 중랑구가 '15억 원 클럽'에 새로 가입했다.
15억 원 초과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로 올해 1947가구가 15억 원 넘는 값에 팔렸다. 서초구(1615가구)와 송파구(1357가구), 용산구(483가구), 양천구(327가구)가 그 뒤를 이었다. 최고가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 더힐' 전용면적 243㎡형으로 9월 77억5000만 원에 팔렸다.
문제는 최근 초고가 아파트 시장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7차 아파트 전용 144㎡형은 이달 초 40억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세웠다. 같은 구 개포동 '개포주공 7단지' 전용 84㎡형도 이달 3일 사상 최고가인 24억9000만 원에 매매됐다.
시장에선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 규제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내년 초까지 조합 설립을 마치지 못하는 재건축 아파트엔 집주인이 2년 이상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조합 설립 작업을 마친 이들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생겨서다.
여기에 다주택자 규제도 비싸지만 투자 가치가 높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저렴한 집이라도 규제 지역 안에서 여러 채 보유하고 있으면 비싼 집 한 채보다 세금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6월부터 규제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종부세 세율을 올해보다 두 배가량 높은 1.2~6.0%로 매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