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매매를 가리지 않고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뛰었다. 전국 주택 전셋값은 7년여 만에 최대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일 한국감정원의 월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11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54% 올랐다. 상승폭이 전 달 대비 0.22%포인트(P) 확대된 수치다. 지난 7월 0.61% 오른뒤 세 달 연속 둔화되던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수도권이 0.30%에서 0.49%로 상승폭을 넓혔지만, 지방 5대 광역시가 0.55% →1.01%로 상승률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5대 광역시 중 부산(1.28%), 대구(1.06%), 대전(1.02%), 울산(1.08%) 4곳이 1%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은 0.17% 올랐다. 인천이 0.21%에서 0.42%로 상승폭을 확대했고, 경기 역시 0.41%에서 0.74%로 커졌다.
감정원은 "서울은 신규 분양 물량 감소와 전세수급 불안 등으로 중저가 소형 아파트 위주로 상승했다"며 "경기와 인천은 교통 개선 및 정비사업 호재 등에 힘입어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에선 대표적인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중랑구(0.33%)가 강세를 보였다. 종로구(0.20%)과 관악구(0.20%)는 각각 창신동과 숭인동, 봉천동과 신림동 중저가 단지들에 힘입어 많이 올랐다.
전셋값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 전국 주택종합 전셋값은 0.66%로 전월(0.47%)대비 0.19%P 올랐다. 지난 2013년 10월 이후 7년 1개월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수도권이 0.74% 올랐고, 서울은 0.53% 상승했다. 인천(1.28%)과 경기(0.75%)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긴 마찬가지다. 5대 광역시는 0.78% 올라 수도권보다 상승폭이 더 컸다.
정부의 새 임대차법(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물량이 줄고,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올려 받으면서 전셋값이 크게 뛰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감정원은 청약 대기수요 및 거주요건 강화, 가을 이사수요 등이 더해져 매물 부족현상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주택 매매ㆍ전세시장을 모두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달 19일 전세대책과 함께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지역 지정을 단행했다.
하지만 전세대책의 경우 수요 반영을 제대로 못해 전세난을 진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 경기 김포시 등 7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이들 지역 급등세는 한동안 가라앉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