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노조 단결권 강화…사용자 대항권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입력 2020-11-02 15:27수정 2020-11-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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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법 개정 방향’ 토론회 개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법 개정 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남용우 경총 상무, 김태기 단국대 교수, 김강식 항공대 교수, 이달휴 경북대 교수, 이정 한국외대 교수,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 김희성 강원대 교수, 조영길 법무법인I&S 대표변호사,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 (사진제공=경총)

경영계가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조의 단결권을 강화한다면 사용자의 대항권도 비준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일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법 개정 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이유로 한 노조법 개정안은 지금보다 노조에 힘을 훨씬 더 많이 실어주는 내용밖에 없다”라면서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조 단결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 사용자의 대항권도 비준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핵심협약 비준과 함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도록 노조의 사업장 점거 금지,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규정 삭제,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규정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안이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을 삭제하는 것에 대해 “노조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급여지급을 합리화하고 기업이 더 많은 노조 전임자와 노조 활동시간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도록 할 수 있는 소지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사 자율로 결정한다는 것은 노조 쪽으로 힘이 기울어진 우리나라 노사관계 속에서는 사용자가 노조 전임자 문제 대응에서 더 양보할 수밖에 없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며 현행대로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를 밭은 이달휴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만약 기업 내 근로자가 아닌 실업자나 해고자 등이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이에 맞춰 파업 시 대체근로 투입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기업별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가입자격을 기업의 종업원으로 한정하기 때문에 그 기업을 단위로 하여 대체근로 가능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지만, 만약 실업자나 해고자 등을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대체근로도 이에 맞춰 더욱 넓게 허용되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교수는 “외국의 경우,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도 쟁의행위 기간 중 파견에 대해서는 대체근로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대체근로를 금지하지 않고 폭넓게 허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우리나라에서도 파업 중 대체근로는 허용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강식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 권고는 ILO 핵심협약에 명확한 근거도 없고,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특징에 대한 부족한 이해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근로시간면제를 과도하게 부여할 경우 사용자는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으나 이를 강요한 노조는 처벌 대상이 아니므로, 결과적으로 노조가 근로시간면제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사용자는 노사분쟁에 따른 경영부담을 고려하여 노조의 요구를 불가피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정 한국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는 김태기 단국대 교수, 김희성 강원대 교수,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 조영길 변호사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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