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보단 자가용”...미국 자동차 빅3, 코로나 속 ‘V자형’ 질주

입력 2020-10-29 15:40수정 2020-10-2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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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순이익 6배 급증·FCA 흑자전환 성공
美 자동차 빅3 주가 6월 이후 25% 이상 올라
코로나19에 대중교통 피하고 자가용 선호하면서 새로운 수요층 생겨나

▲최근 6개월간 포드 자동차 주가 추이. 28일(현지시간) 종가 7.70달러. 출처 CNN

미국 자동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예상을 깨고 ‘V자형’ 회복세를 보였다. 사람들이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기 위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선호하면서 새로운 수요층이 생겨난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더 심해질수록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포드자동차는 이날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3분기 순이익은 24억 달러(약 2조7148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4억2300만 달러)보다 약 6배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370억 달러)보다 1% 증가한 375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335억1000만 달러)를 가뿐히 웃돌았다. 해외 수요는 부진했지만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강력한 수요가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FCA)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FCA는 3분기 12억 유로(약 1조60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 분기 10억4800만 유로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258억 유로, 영업이익은 16.2% 증가한 22억8000만 유로였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 그리고 마세라티 사업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봤으나 미국에서 25억 유로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이를 만회했다.

다음 달 5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제너럴모터스(GM)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미국 자동차 빅 3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CNN은 이날 포드와 GM, 그리고 FCA의 주가가 모두 6월 초 이후 25% 이상 급등했다고 전했다. 이는 로빈후더(주식 중개 수수료 무료 앱 ‘로빈후드’ 사용자) 군단의 영향력에 따라 주가가 폭등한 전기차 업체 테슬라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 위축 속에서 이례적인 성과다.

이러한 호실적과 주가 상승은 코로나19 사태가 뜻밖의 결과를 가져온 데 따른 결과다. 자동차 시장은 올해 초만 해도 전 세계적인 봉쇄 조치와 재택근무 확산 속에서 큰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특히 수요 측면에서는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생겨났고, 기업들 사이에서는 재택근무가 확산했다. 이에 따라 자가용에 대한 수요도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사람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고, 대신 자가용을 선호하게 되면서 새로운 수요층이 생겨난 것이다.

많은 소비자가 외식과 휴가, 여행 등의 지출을 줄이는 대신, 집과 차에 더 적극적인 투자를 한 것도 한몫했다. WSJ에 따르면 브라이언 데부어 리시아모터스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의 지갑에는 아마 현금이 꽉 차 있었을 것”이라며 “그들은 (비행기로) 날 수 없으니 이제 자동차를 운전해 여행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서치업체 IHS는 올해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 생산 대수가 1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1220만 대)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3분기 410만 대가 생산됐는데, 이는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울러 IHS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전망 또한 기존 6930만 대에서 7300만 대로 올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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