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부동산 서비스 정착
연말 이후 부동산 전략, 3040 '청약'ㆍ5060 '똘똘한 한 채'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국 프롭테크(건설·부동산과 IT를 결합한 산업) 분야 개척자다. 함 랩장은 프롭테크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기 전부터 부동산 빅데이터 활용에 힘썼다.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비대면)’가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프롭테크의 전성기는 더 일찍 찾아왔다. 이투데이는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의 빅데이터랩을 이끌고 있는 함 랩장을 만나 코로나19 시대의 한국 부동산시장 전망을 들었다.
함 랩장은 올해 이후 한국 부동산 환경 변화 키워드로 ‘비대면’을 꼽았다. 그는 “토지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보다 표준화된 주거 상품을 중심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파트 소개와 견본주택 전시는 온라인 시스템의 발달과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함 랩장은 “이미 아파트 분양시장은 견본주택의 모바일·온라인 공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며 “분양사업지의 개관과 주택형을 VR(가상현실)과 영상으로 촬영해 앱으로 공개하거나 유튜브로 단지 특장점 등을 중개하는 정보 제공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비대면 서비스 확산과 함께 프롭테크 기술 활용의 급성장도 전망했다. 그는 “프롭테크 기술은 이미 설계와 시공, 인테리어, 정비사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쓰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부동산 이용과 관리서비스의 질적 제고 및 편리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방은 프롭테크 기술 활용 확대에 발맞춰 다양한 차세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실거래가를 포함한 거래 정보와 청약 정보, 건축물대장과 토지대장 등 공공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부동산통계솔루션 ‘직방RE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함 랩장은 “실거래가를 반영한 직방 시세 고도화 작업과 분양 아파트 3D 동·호수별 정보 구축, 정비사업 통계 서비스 등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부동산 빅데이터를 활용한 온라인 부동산거래질서 교란 행위 모니터링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함 랩장은 내다봤다. 언택트 부동산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온라인 정보 취득이 쉬워진 만큼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함 랩장은 “고강도 시장 단속과 증거 수집이 이뤄지면 집값 담합과 자전거래, 기타 불법행위가 많이 줄어들어 거래 투명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주택시장은 혼돈 그 자체다. 거래 절벽 속에 집값ㆍ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함 랩장은 연내 주택 마련을 계획 중이라면 세대별로 다른 전략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함 랩장은 “3040세대는 기존 주택 매입보다 분양시장을 먼저 노크해보는 게 좋다”며 “전셋값의 60% 정도 자금을 보유한 무주택 수요자라면 분양아파트 청약이나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우선 노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별공급 자격이 안 되고 청약 가점 수준이 당첨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내년 상반기쯤 주택 구입을 고려해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5060세대에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전략을 주문했다. 함 랩장은 “정부의 다주택자 과세 강화로 5060세대의 주택 추가 매입은 제한될 전망”이라며 “주택이 낡거나 자산가치가 제한된 지역의 주택을 분양권이나 새 아파트로 교체하거나 고급 유효수요 주거지로 이동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