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상임위원장 재분배를 요구하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견해와 관련해 "또 우여곡절을 반복할 겨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통합당의 원구성 재논의 요구에 대한 견해차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원 구성 과정에서 과거에 지켜오던 관행이 깨져 의회 모습이 종전과는 좀 다른 형태로 보이기 때문에 협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생각할 수 있다"면서 "이 대표가 새로 정당 대표로 선출됐기 때문에 여러 정치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이 대표는 "국회 문제는 참 아쉽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개원 협상 과정에서 두세 달 동안 겪었던 우여곡절을 또 반복하는 것은 겨를이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오늘 중에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기로 약속된 모양인데, 그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켜보겠습니다만, 워낙 위기이니 집권여당이 책임 있고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협치에 대한 바람을 표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가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1982년 전두환 정부의 금융실명제와 관련한 특종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취재원이 김 위원장이었던 것.
오랜 인연의 두 사람은 각 당대표로서 만난 상견례 자리에서 덕담을 주고받았다. 김종인 위원장은 "(당 대표 선출에)축하를 드리고, 앞으로 이렇게 원만하게 정치가 잘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해달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제가 대표님을 모신 게 햇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긴 세월이었고, 늘 지도해주셨듯이 이번에는 더 많이 지도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제1야당 쇄신의 노력을 보여주신 것은 환영할 일이며 기왕 그렇게 하신 김에 여야의 총선 공약과 정강정책 중 공통된 것이 있다면 빨리 입법화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4개 특위 가운데 특히 비상경제특위에서 (김 위원장이) 제일 역점을 두신 경제민주화를 포함해 논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상법이나 공정거래법도 여야가 함께 논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뵀더니, 의장 주재로 여야 대표 식사를 하자고 하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