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발 코로나' 직격탄 성북구ㆍ노원구…상인들 "다시 생계 막막"

입력 2020-08-24 14:09수정 2020-08-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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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밖에 나갈 수가 없다"…서울시 뾰족한 대책 없어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식당에 코로나19로 인한 휴업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뉴시스)

“한고비 넘긴 것 같더니 또 이렇게…”

서울 성북구 월곡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현자(56ㆍ가명) 씨는 24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 사회로 확산하면서 손님의 발길이 아예 끊겼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 활동이 회복세에 접어드나 했더니 다시 또 터졌다”고 말했다. 5, 6월과 비교하면 8월에는 매출이 20~30% 정도 빠졌다는 김 씨. 몇 분간 “다시 생계가 막막해졌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교회발 코로나19 여파가 지역 경기를 마비시켰다. PC방과 노래방 등 소위 ‘고위험 업종’은 영업을 할 수 없는 데다 식당이나 카페 등 소비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불안해서 밖을 나갈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노원구에 사는 임수일(30ㆍ가명) 씨는 “음식점이나 술집 가기가 꺼려진다”며 “당분간 가족들도 안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씨는 “코로나 걸릴 확률이 높아진 게 느껴져서 조금 무섭다”고 덧붙였다.

서울 지역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중심에는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이날 서울 신규 확진자는 전날 0시 대비 97명이 늘었는데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5명 추가돼 471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는 약 850명에 이른다. 2차 대유행의 연결고리로 꼽히는 이유다.

노원구 안디옥교회 서울 지역 확진자는 총 22명,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날 4명이 추가 발생해 총 24명으로 늘었다. 양천구 되새김교회는 11명을 유지했다.

특히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정부의 불가 방침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하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기독교계가 키운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자영업자에게 돌아간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자 서울시는 교회에 온라인 예배로 전환할 것을 주문하는 동시에 노래연습장ㆍPC방ㆍ뷔페 등 고위험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현재 집합제한 명령이 내려져 있는 12종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오락실과 일반음식점 등도 비상이 걸렸다. 소상공인들이 먹고살기 더욱 어려워진 셈이다.

노원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이진수(49ㆍ가명) 씨는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줄어들었는데 지금은 영업조차 하지 못하게 됐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씨는 “일부 교회가 잘못한 것을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PC방은 수십 명이 감염된 사례가 없고 생계가 걸린 일인 만큼 방역 수칙도 철저히 준수했다”며 “집합금지 명령 기간이 이달 30일까지이지만 그동안 매출이 없어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지역 상인들의 고충을 알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합금지 명령 등 영업을 중단한 사업주들을 대상으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지켜본 뒤에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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