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시장에 가격 폭리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이번 달 중순 매장을 공식 오픈하는 (주)MMSK는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의 가격을 6200만원, 아웃랜더의 가격을 4200만원으로 책정해 시판하고 있다.
문제는 이 두 모델의 국내 시판 가격이다. 랜서 에볼루션은 미국 시장 가격은 3만3665~3만8965달러에 팔리는 차로, 국내 시판 가격이 2배 가량 비싼 셈이다. 미국에서 랜서 에볼루션과 비슷한 가격에 팔리는 렉서스 IS250의 경우, 미국 시판가가 3만2325달러부터 시작하는 모델로 국내 시판가는 4750만~4850만원이다.
IS250은 국내에서 풀옵션에 가까운 모델이 팔리고 있으며, 이는 미국 시판가로 치면 3만 달러 중·후반대이므로 랜서 에볼루션과 거의 비슷하다.
이에 대해 MMSK 관계자는 “동급 수입차보다 비싼 가격은 소비자들이 인정해줄 것이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말하자면 비싼 가격이 통할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온라인상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카마니아들의 많이 찾는 B모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미쓰비시 모델의 가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일부 회원들은 “6200만원이면 BMW 5시리즈나 아우디 A6를 살 수 있는 가격”이라면서 “랜서 에볼루션이 고성능 모델이라 해도 그 정도 가격을 흔쾌히 지불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꼬집었다.
이러한 MMSK의 전략에 대해 업계에서는 초기에 고가 전략을 취해 이미지를 높이려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놨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곧 출시될 랜서는 2000만원 후반에서 3000만원 초반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미쓰비시가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다음 실제로는 중저가 가격모델을 많이 팔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미쓰비시는 지난해 약 141만대를 생산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순위 15위를 기록한 업체다. 이는 261만대로 10위를 기록한 현대차보다 한참 뒤지는 수치이며, 기아차(약 137만대)를 간신히 앞서는 기록이다. 특히 승용차부문에서는 현대차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수년 전 여성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 사건 은폐 의혹 이후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해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시장에서 중저가 브랜드로 전락한 미쓰비시가 한국 시장에서는 고급차 대접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 SUV인 아웃랜더 역시 미국에서 1만9990달러부터 시작하는 중저가 차량으로, 국내에서는 4200만원에 팔고 있다.
이에 대해 MMSK 관계자는 “딜러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가격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선보일 모델 가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