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보다 더 심각”...미 항공업계, 실적 전망 줄 하향에 급여 반납까지

입력 2020-03-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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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및 국내선 운항 대폭 축소...CEO 기본급 반납·자사주 매입 중단 등 비상 계획

▲미국 델타항공의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항공업계가 2001년 9·11 테러 당시보다 더욱 심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충격에 휘청거리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이 매출 실적 전망을 하향하고 최고경영자(CEO)들은 급여를 반납하는 등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국내 및 국제선 항공기 운항을 대폭 축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수요가 큰 폭 감소한 데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올여름 성수기 국제선 운항을 현재보다 10% 줄이고 4월에는 국내선 운항도 7.5%를 축소할 예정이다.

미국 델타항공도 국제선은 20~25%, 국내선은 10~15% 축소한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신규 고용을 동결하는 한편 기존 직원들에게도 자발적 무급 휴가를 권고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5억 달러(약 5900억6000만 원) 규모의 자본 지출 계획도 늦출 계획이다. 또 일부 항공기의 조기 퇴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더한 조치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델타는 자사주매입 중단, 비행기 유지보수 비용 감소 등을 통해 30억 달러(약 3조5800억 원)를 절감할 예정이다.

▲미국 주요 항공사 올해 주가 등락률 추이. 노란색:델타항공(-22%)/파란색:유나이티드항공(-40%).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유나이티드항공도 지난 4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4월 한 달간 미국 국내선과 캐나다 노선 운항을 10% 줄인다고 밝혔다. 국제선 운항도 20%가량 줄이기로 했다.

이들 미국 3대 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기존에 내놨던 올해 실적 전망을 모두 철회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자사주 매입도 중단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올해 1분기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더 심각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매출이 4월과 5월에 전년보다 70%, 6월에 60%, 7월과 8월에 40%, 9월과 10월에는 30% 11월과 12월에 20%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커비 CEO는 “9·11이후 40% 수요가 감소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원진의 급여 반납 및 삭감도 이어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의 커비 CEO는 오는 6월 말까지 기본급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개리 켈리 CEO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급여를 10%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5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전 세계 항공사가 113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IATA는 지난달 21일 매출 손실을 300억 달러로 예상했다가 2주도 안 돼 피해 규모를 3배 이상으로 수정해 이번 사태가 글로벌 항공업계에 얼마나 막대한 타격을 주는지 다시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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