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관망하던 미국 “팬데믹 시간문제, 대비해야”...추가 여행제한 가능성도 시사

입력 2020-02-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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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 “미국 지역사회 전파는 확실, 시점이 문제”…보건복지부 “마스크 부족 사태 일어날 수도”

▲미국 워싱턴D.C.의 보건복지부(HHS) 청사에서 25일(현지시간) 앨릭스 에이자 장관이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는 가운데 뒷줄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 등 관련 정부부처 고위 관리들이 도열해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을 관망해왔던 미국이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세계적 유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대비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도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며 지역사회 전파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미국 내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가 더는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느냐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나느냐의 문제”라며 “미국 대중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기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이날 기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57명이지만, 그중 40명은 일본에 정박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나온 것이다. 발원지인 중국은 물론 환자 수가 1000명을 넘긴 한국이나 환자가 급증하는 이탈리아, 이란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미국은 아직 안정적인 것처럼 보인다.

이에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코로나19에도 미국 경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이로 인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코로나19를 억제하고 있다. ‘밀폐(Airtight)’ 상태는 아니지만 그것에 가깝다”며 “이번 사태는 인간적 비극이지만 경제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장이 일부 비틀거림을 볼 것이지만 미국은 아직 공급 중단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매우 절박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이날 상원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커들로와 달리 “코로나19에 대해 미국을 밀봉할 수는 없다”며 “현실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현재 미국이 보유한 마스크 재고는 3000만 장이지만 대규모로 발병하면 필요한 수량이 3억 개에 달해 마스크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잘 통제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지만 이미 의회에 25억 달러(약 3조 원) 규모 추가 예산을 신청한 상태다. CNN은 이날 트럼프가 최근 개인적으로 현 상황에 대한 정부 대응에 좌절감을 표명했으며 정부 관리들도 코로나19가 처음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불만은 일본 유람선에서 병에 걸린 환자를 미국으로 데려온 것에서 비롯됐다고 CNN은 덧붙였다.

낙관론을 펼쳤던 커들로지만 “한국과 이탈리아 등 전 세계에서 환자가 늘어나 추가 여행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해 트럼프 정부 내에서 대응 수위를 놓고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CDC는 전날 한국 여행경보를 중국과 같은 3단계 ‘경고’로 격상했지만, 일본은 2단계 ‘경계’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과 이란, 이탈리아는 1단계 ‘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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