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도 코로나19 확산 책임론…“2주 일찍 알았다”

입력 2020-02-17 08:47수정 2020-02-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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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장 대처 반박 의도였지만 오히려 강한 비판 직면할 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베이징에 있는 질병통제예방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을 조기에 알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사람들이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거의 2주일 전에 치명적인 코로나19 전염을 억제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며 이는 지방 관료들이 감염 확산에 책임이 있다는 기존의 주장과 정반대되는 내용이라고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역설적으로 시 주석 책임론을 떠오르게 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치우스(求是)는 전날 시 주석의 이달 3일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 발언 전문을 공개했다. 상무위원회는 중국에서 가장 강한 권력의 의사결정기구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지난달 7일 처음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시점이 대중이 이번 전염병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13일 전이라는 것이다.

치우스에 소개된 시 주석의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그는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지난달 7일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예방 및 통제를 요청했다”며 “1월 20일에는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관한 지침을 구체적으로 발표해 이번 사태에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모든 수준에서 당과 정부 및 관련 부처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치우스가 시 주석의 이달 초 발언을 게재한 것은 그가 늦장 대처했다는 비판에 반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시 주석에 대한 강한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동안 중국 관영매체에서 시 주석의 코로나19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1월 20일 성명이 가장 이른 시기였다. 그러나 치우스는 시 주석이 이미 그보다 2주 전에 이번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대응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이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했다는 책임론에서 시 주석이 자유롭지 못함을 의미한다고 FT는 풀이했다.

앞서 지난 1월 18일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 시내에서 춘제(설날) 맞이 행사가 지방정부 승인으로 열렸는데 무려 4만 가구가 참가했다.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의 관리들도 코로나19 심각성을 경시해 연례 회의를 소집하는가 하면 이번 바이러스가 사람 대 사람으로 감염될 수 있는 증거가 없으며 소수만이 전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는 여전히 코로나19 통제가 잘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전날까지 12일 연속 감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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