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터진 목동, 들썩이는 집값

입력 2020-01-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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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단지 '종 상향'·6단지 정밀안전진단 'D'…호가 3억 원 뛰어

▲목동 신시가지 1단지 전경. (박종화 기자 pbell@)

서울의 얼마 남지 않은 재건축 대어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에 재건축 청신호가 켜졌다. 숙원 과제였던 1-3단지 종상향이 결정된 데 이어 6단지가 14개 단지 중 처음으로 바늘구멍보다 더 통과하기가 어렵다는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넘어선 데 따른 것이다.

벌써 목동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재건축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검증 등 재건축 사업 시행까지 남아있는 변수가 다수인 데다 정책 호재로 집값이 치솟을 경우 정치적인 요인으로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2일 서울시와 양천구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는 이달 중순께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의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작업에 들어간다. 지난달 31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은 것에 대한 공공기관의 검증 작업을 위해서다.

공동주택이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안전진단 5단계 중 D나 E등급(재건축 확정)을 받아야 한다. A~C등급은 유지ㆍ보수 판정으로 재건축을 할 수 없다. D등급을 받은 6단지는 앞으로 5~6개월간의 공공기관 검증 작업을 거친 후 재건축 여부에 대한 최종 통보를 받게 된다.

6단지의 정밀안전진단 통과에 앞서 1∼3단지가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으로 상향 조정된 것도 재건축 사업 급물살의 기대감을 키운다. 총 5000가구를 웃도는 목동 1~3단지는 그동안 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200%)으로 분류돼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3종으로 전환되면 용적률은 250%까지 높아지는 만큼 사업성 논란의 가장 큰 걸림돌을 해결한 셈이다.

연이어 터진 호재에 목동 아파트값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전용 65.34㎡는 지난달 29일 13억 원에 매매됐으며 2단지 전용 65.82㎡은 13억 원, 3단지 64.98㎡는 13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들 단지의 아파트들은 직전 거래까지만 해도 11억~12억 원대에서 거래됐다. 12ㆍ16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됐음에도 불과 며칠 사이에 호가는 최고 3억 원 이상 올랐다.

양천구 목동 C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장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대책 발표 이후 매물 관련 문의가 거의 없었는데 최근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막상 재건축 시행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사업 진행까지 변수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6단지 정밀안전진단 통과만 하더라도 아직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 아파트가 6단지처럼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가 최종 진단에서 유지보수 판정을 받아 재건축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힌 전례가 있는 만큼 최종 통과로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방심할 수 없다.

또한 정부가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목동 신시가지 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정책 호재로 목동 아파트값이 오를 경우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이제 막 안전진단을 받은 만큼 사업이 본격 추진되기까지는 10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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