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보다 낮은 물가…디플레 아니라지만 올라도 0%대

입력 2019-10-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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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 동향'…근원물가 상승률 20년 만에 최저

(자료=통계청)

저물가가 고착화하는 추세다. 9월에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책적 요인과 농산물 기저효과에 기인했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단 기저효과가 종료돼도 정부 안정목표(2.0%)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회복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해도, 물가가 기조적으로 하락하고 있어서다.

통계청은 1일 “소비자물가는 9월 최초의 마이너스 상승률을 나타냈으나, 이는 8월 0.0% 이후 고요 무상정책 요인 –0.17%포인트(P), 농산물 기저효과 확대 –0.16%P 등 정책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농산물 물가가 14.9% 급등하고, 올해 9월 고교납입금과 학교급식비가 각각 36.2%, 57.8% 하락한 점이 근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참석한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1965년 소비자물가 통계지수 편제 이후 최초로 9월 물가가 마이너스를 보임에 따라 일각에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물가 수준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현 상황이 디플레이션이 아니라고 해도 최근 저물가 추세는 심상찮다. 기획재정부는 7월 발표한 ‘2019~2020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이 0.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9월까지 누계 물가 상승률은 0.4%에 불과하다. 일본의 1~8월 누계 상승률(0.5%)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선 통계청 예상처럼 연말 기저효과가 종료되고 물가 상승률은 0%대 중후반으로 상승해도 연간 상승률은 0.5~0.6% 수준에 그치게 된다.

특히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 상승률이 1999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0.6%까지 하락했다. 지출 목적별로는 음식·숙박 물가 상승률이 1.4%를 기록했다. 음식·숙박 물가 상승률은 2015년 2.3%, 2016년 2.5%, 2017년 2.4%, 2018년 3.0%였다. 올해에도 1월 3.0%, 2월 2.8% 등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됐으나 3월부터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

음식·숙박 물가는 공급 측 요인보단 수요 측 요인의 영향이 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수요가 지금보다 위축돼 사람들이 지갑을 안 열려고 하면 물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정말로 디플레이션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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