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커피왕’ 싯다르타 카페커피데이 회장 숨진 채 발견...회사 주가 20% 폭락

입력 2019-07-3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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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인도판 스타벅스’로 키웠으나 재정난 시달려

▲V.G. 싯다르타 커피데이엔터프라이즈 회장이 2015년 10월 7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29일 실종됐으며 현지에서 대규모 수색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뭄바이/로이터연합뉴스
인도 최대 커피 전문점 ‘카페커피데이’의 설립자이자 ‘커피왕’으로 불리는 V. G. 싯다르타(60)가 실종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3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이날 싯다르타가 실종됐던 강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카페커피데이 지주사인 커피데이엔터프라이즈의 싯다르타 회장은 지난 29일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항구도시 망갈루루 외곽에 있는 네트라바디강의 한 다리에서 좀 걷겠다고 승용차에서 내린 뒤 종적을 감췄다.

당시 그는 운전기사에게 다리 끝까지 차를 몰고 간 뒤 자신을 기다려달라고 말했으나 그 후 운전기사와 가족들이 연락을 해도 닿지 않았다. 실종시간은 29일 오후 6~8시 사이로 추정된다. 현지 경찰과 해안경비대 등이 사건을 접수하고 나서 대규모 수색작업을 벌였다.

인도 뭄바이 증시에서 이날 커피데이엔터프라이즈 주가는 전일 대비 20% 폭락으로 시작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전날에도 싯다르타 회장 실종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20% 빠졌다. 이에 회사 주식은 이틀 연속 거래가 중단됐다.

싯다르타와 그의 부인, 관계사 등이 현재 커피데이엔터프라이즈 지분 53%를 갖고 있다. 싯다르타 회장이 숨지면서 커피데이의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졌다.

현지 언론들은 싯다르타 회장의 이름으로 된 서신이 이사회와 종업원들 앞으로 전달됐다면서 커피데이가 처한 재정난에 결국 그가 안 좋은 선택을 한 것 아니냐고 추정했다.

서신은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올바른 수익 모델을 창출하지 못했다”며 “내 모든 것을 회사에 바쳤다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싸워왔지만 오늘 더는 압력을 감당할 수 없어 포기하려 한다”고 적혀있었다.

또 싯다르타 회장은 세무당국과 자신에게 자사주 매입을 강요한 사모펀드 파트너 등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서신은 뭄바이 증권거래소 웹사이트에도 올려 졌으며 인도 경찰은 싯다르타 가족이 서신을 당국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싯다르타는 1996년 벵갈루루에 첫 카페커피데이 매장을 설립하고 나서 인도 커피시장의 발전을 주도했다. 카페커피데이는 스타벅스, 코스타커피 등 글로벌 브랜드와 당당히 경쟁해 인도 전역은 물론 네팔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총 1700개의 매장을 보유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타벅스는 인도에서 151개 매장밖에 없다.

그러나 늘어나는 부채와 탈세를 의심한 세무당국의 조사 등으로 커피데이는 강한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싯다르타가 코카콜라에 회사를 매각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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