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출하 대수 전년비 31% 급감…무역전쟁에 중국시장 불확실성도 고조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신차 출하 대수는 약 6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 급감했다. 이런 급격한 판매 둔화는 목표 달성을 위협하는 한편 테슬라의 고가 세단에 얼마나 잠재적인 구매자가 남아 있는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고 WSJ는 꼬집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모델3 수요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올들어 애널리스트들에게도 “판매를 저해하는 요인은 ‘구입능력’”이라며 “이는 사려는 욕망과는 관계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올해 전 세계에서 40만 대를 출하하겠다던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남은 기간 대폭적인 성장을 실현해야 한다. 그동안 테슬라의 앞을 가로막는 문제로는 가격과 타사와의 경쟁, 중고차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모델S, 중국 판매 목표 달성 불확실성 등이 꼽혀왔다.
만일 올해 출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테슬라의 채무상환능력과 미래 사업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을 놓고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모델3 평균 판매가격을 5만7000달러(약 6733만 원)로 추정했다. 머스크는 최저가를 3만5000달러로 낮추고자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 정부의 전기차 세제 혜택이 축소되는 가운데 잠재적인 구매자들에게 가격은 여전히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댈러스에서 럭셔리 자동차를 구입한 한 고객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모델3의 디자인과 완전한 전기차라는 점에 끌려 처음에는 구입을 고려했다”며 “그러나 가격 때문에 BMW 3시리즈 중고차를 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구매한 신차나 다름없는 중고차 가격은 약 2만2000달러로, 모델3 신차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수요가 이미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불안에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46% 하락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에 출하 대수 감소는 물론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모델3 수출을 시작하면서 인도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 부진 주이유라고 설명했다.
WSJ는 수요에 대한 우려가 대두된 것이 테슬라에 아찔한 상황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지난 3년간 투자자들이 가장 불안해했던 점은 테슬라가 수요에 부응할만한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였다. 고객들은 당시 시승도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생산에 몇 년이 걸리는 차량에 기꺼이 1000달러의 예약금을 넣고 있었다. 모델3가 2016년 공개됐을 당시 테슬라는 불과 몇 주 만에 40만 건 이상의 선주문을 받았다.
한때 테슬라의 열렬한 팬이었던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회의론자로 돌아섰다. 그는 “테슬라를 성장 스토리라고 생각했으나 수요가 바뀌었다”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좋아하고 전기차에 매력을 느끼지 않은 구매자들을 테슬라가 공략하지 못해 판매가 늘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언급했다.
또 2012년 출시한 대형 세단 ‘모델S’가 중고차 시장에 흘러나오면서 수요를 잡아먹고 있다. 전기차 전문 인터넷 중고차 판매회사 커런트오토모티브의 세네카 기스 공동설립자는 “현재 모델S 중고차가 4만5000~5만 달러 수준에서 잘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성장 전망 대부분은 올해 1월 첫 해외공장을 착공한 중국에 기대고 있다. 머스크는 오는 4분기 중국 공장이 생산을 시작해 충분한 물량을 쏟아내면 올해 50만 대 판매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다만 테슬라는 생산 측면에서 여러 차례 약속된 마감 시한을 어긴 전력이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31일 중국 생산 모델3에 대한 선주문을 받았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3분 만에 예약된 수량이 모두 팔릴 정도로 현지에서 테슬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테슬라는 ‘메이드 인 차이나’ 모델3 가격을 수입가보다 약 13% 낮게 책정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자국에서 생산된 차량 가격이 예상보다 너무 높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격화도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