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특별법 위반' SK케미칼 "검찰, 공소사실 특정 안 돼"…혐의 부인

입력 2019-05-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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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첫 사례로 기소된 SK케미칼 측이 “검찰의 공소가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23일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된 박철 SK케미칼 부사장 등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지난 16일 검찰이 박 부사장을 포함해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회사법인 등을 가습기살균제특별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한 사건이 이번 재판에 병합됐다.

검찰은 “환경부 장관은 특별법에 따라 가습기살균제 관련 사업자 등에 대해 자료, 의견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 등은 이에 응해야 하며 거짓된 자료 및 의견을 제출하면 안 됨에도 불구하고 환경부 조사 때 서울대 실험보고서 제출 요구에 불응하고, 보고서를 보유하지 않는 것처럼 해 특별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 부사장과 SK케미칼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다툰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아울러 앞서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공소는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공소제기 때 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사건과 관련된 공소장 하나여야 하며, 재판부가 예단할 가능성이 있는 서류나 증거물 등은 제출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변호인은 지난 재판에서 "공소장에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 전반을 설명하는 부분의 분량이 상당하다"며 "재판부에 선입견을 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검찰 공소에 대해서도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장 일본주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공소장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특정됐다는 의견을 냈다.

박 부사장은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이 국내 최초로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한 당시인 1994년 10∼12월 진행한 유해성 실험 결과를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환경부가 조사를 위해 자료를 요청했을 때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꾸미고 제출하지 않아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가습기살균제특별법은 사업자가 거짓된 자료나 물건, 의견을 제출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6월 27일 오전 10시 20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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