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창영 父子, 신사업 투자 10년…남은 건 완전자본잠식 회사

입력 2019-04-05 19:00수정 2019-04-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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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아들 최내현(최 제임스 성) 알란텀 대표가 10년여 간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신사업이 존폐 기로에 섰다. 1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원하는 지원하는 등 사업 회생에 총력을 다했지만 실적 개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란텀은 지난해 별도기준 14억 원의 매출과 52억 원의 영업손실, 9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0%가 줄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지속됐다.

알란텀은 2008년 8월 영풍그룹이 디젤차량용 매연저감 장치 개발과 제조사업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회사 설립에는 고려아연(47.62%)과 코리아니켈(47.62%)이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최내현(0.95%), 장세준·세환(각 0.48%) 등 오너가 지분은 2% 미만이다. 그럼에도 최 명예회장의 장남 최내현 대표가 처음으로 진두지휘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알란텀은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알란텀은 설립 이래 단 한 번의 흑자도 내지 못하며 매년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대의 적자가 났다. 설립 이듬해 115억원으로 매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감소하면서 작년에는 14억 원에 그쳤다. 최대 수요처였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2010년대 들어 위축된 데다 주력 제품의 기술 승인이 난항을 겪는 등 변수가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게다가 메탈폼의 매출 기반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비 증설,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추진한 것도 자금 부담을 키웠다.

잇따른 적자로 작년까지 알란텀의 누적 영업손실만 1342억 원에 달한다. 순손실로는 1898억 원 규모다. 또 이러한 영업·순손실은 자본금 감소로 이어졌고 최근 3년 동안은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최창영·최내현 부자(父子)는 알란텀의 적자가 계속되는 가운데 유상증자와 단기대여금, 출자전환 등 다양한 방법으로 회사를 살리고자 했다. 2008~2009년에는 고려아연, 코리아니켈, 케이지엔지니어링 등 그룹 내 계열사들이 유증에 참여했고, 곧이어 증자에 참여해 수년간 500억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수혈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최 명예회장 부자의 지원이 2015년 이후 끊기면서, 고려아연과 코리아니켈 등이 보유한 알란텀 지분을 손상 처리하면서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려아연과 코리아니켈은 이미 수년 전 알란텀 지분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또 알란텀에 대한 증자 수혈은 2013년 10월 진행된 것이 마지막이다. 현재는 최 명예회장 부자의 단기차입금에 대한 연장만 이어지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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