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 거절’ 태평양물산, 실적 자신감 속 단기 차입금 부담 여전

입력 2019-02-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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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물산이 ‘사옥 매각’이라는 주주제안을 거절한 가운데 단기 차입금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OEM 특성상 단기 차입금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태평양물산은 전날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전달한 공문에서 “본사 사옥 등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비율 감축 방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에 따른 기업가치 개선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사옥 매각 시 자회사의 운전자본 조달과 연장 금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태평양물산은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의 자산 처분을 권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대신 부채 감소의 열쇠로 실적 증진을 제시했다. 향후 수익 창출 강화를 통해 부채와 이자비용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태평양물산의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6% 증가한 349억8169만 원, 당기순이익은 30.6% 늘어난 129억6101만 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으로 부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지만 여전히 차입금 부담은 진행 중이다. 당장 올해 이미 330억 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1월에 케이프투자증권을 상대로 2회에 걸쳐 총 150억 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이달 들어 또 한 번 180억 원 사모채 발행을 결정한 상태다. 이로써 1년 내로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기존 280억 원에서 460억 원으로 늘어났다. 사모채를 거듭 발행하는 데는 BB+의 신용등급으로 인해 공모채 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단기 사모채 증가와 함께 전반적인 차입금 상황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차입금은 3681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26.93% 늘어났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3239억9429만 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1년 만기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다만 회사 측은 전체 부채비율이 감소한 점을 언급하며 재무구조 개선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태평양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적자였던 2016년 대비 123%포인트 감소한 266%를 기록했다.

태평양물산 관계자는 20일 “매출 대부분이 해외 OEM이다 보니 원부자재 구매 후 매출대금 회수까지 6~9개월 정도가 걸려 단기 차입금을 활용하고 있다”며 “차입금이 3분기 늘어나다가 4분기에 매출이 회수되면 다소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어진 자금 조달에 대해선 “의류뿐 아니라 소재사업도 함께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부자재를 적기에 구매해야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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