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이 혁신성장의 답이다]⑦ 서영우 풀러스 대표 “한국형 모빌리티 서비스, 자율경쟁 환경 만들어야”

입력 2018-12-2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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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우 풀러스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풀러스 서비스를 사용하셨던 분들이 다시 완전히 돌아오게끔 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서영우(40) 풀러스 대표는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말했다. 조심스러운 그의 화법은 택시 업계와 카풀 서비스 간의 갈등에서 풀러스가 취하는 태도와 닮았다. 풀러스는 택시 업계와 상생하겠다는 경영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상생하는 풀러스’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서 대표를 2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풀러스는 일찍이 카풀 시장을 선점했다. 2016년 9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7년 5월에는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풀러스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커다란 규제 암초였다. 2017년 11월 운전자가 하루 24시간 중 원하는 시간을 택해 카풀 서비스를 하는 ‘출퇴근 시간 선택제’를 선보이자 서울시는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 알선’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시는 통상적인 ‘아침’ 출근시간과 ‘저녁’ 퇴근시간이 아니라 하루 24시간 중 운전자가 자유롭게 4시간씩 운행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서울시의 경고 조치는 고발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 문제로 풀러스는 올해 8월 직원의 70%를 구조조정해야만 했다. 동시에 김태호 전 대표까지 사임했다. 서 대표는 빠르게 성장하던 풀러스를 부활하게 하는 사명을 안고 취임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그 뒤 증권회사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딩 일을 하고, 법무법인에서 변리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12년 모바일게임사 ‘드라이어드’를 창업해 대표를 맡았다.

최근 취임 100일을 넘긴 서 대표는 이용자들이 빠르게 돌아오고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 뒤로 지금까지 라이더 콜 수가 일일 기준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택시 업계와의 갈등 국면이 또다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서 대표는 차분했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가 전달되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며 “기존 사업이 있는 상태에서 새 사업이 등장할 때 시장이 겪는 성장통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 대표는 정부가 완전한 자율 경쟁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핀란드를 예로 들었다. 핀란드는 올해 7월부터 차량공유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택시 요금을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규제를 풀었다. 동시에 택시 면허 건수의 총량 규제도 없앴다. 서 대표는 “한국형 모빌리티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균형을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 씨는 최근 당정이 내놓은 택시기사 완전월급제도를 찬성하고 있다. 월급제를 시행하면 승차 거부가 줄어들어 시민 편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는 “기사분들의 불안감이 줄어들고, 시민 편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 환영한다”며 “택시 운전사들이 새로운 경쟁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택시 업계가 대대적 파업을 벌인 20일, 풀러스는 무상 이벤트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21일까지 양일간 카풀 서비스를 전액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내년 1월 말까지 여정 거리, 소요 시간과 관계없이 2000원의 연결비로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다. 이벤트에 참여하는 운전자에게는 ‘풀포인트’를 지급한다. 풀러스는 풀포인트가 10억 포인트에 도달한 운전자를 대상으로 포인트당 주식을 분배할 예정이다. 전체 주식의 10%를 운전자에게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풀러스는 운전자와 서비스 이용자, 기업이 함께 크는 방안으로 지난달 풀포인트 제도를 발표했다.

서 대표는 “플랫폼 기업이 크게 성장하면 이익을 독점하고, 사용자들에게 실제로 돌아가는 것은 거의 없는 문제는 이 업계의 오랜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이버들과 초기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풀러스 투게더 커뮤니티’라는 사업 방향을 내놓은 배경”이라고 말했다.

풀러스는 동시에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스마트 카풀 서비스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전체 직원 25명 중 데이터 인력으로 15명을 꾸린 것도 그 때문이다.

서 대표는 모빌리티 산업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 인터넷, 포털, 게임 등을 다 합친 매출 규모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렇게 큰 시장을 글로벌 플레이어에게 뺏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풀러스가 가진 경쟁력에 관해서도 서 대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카풀 서비스를 2016년부터 해온 만큼 그동안 한국에서 카풀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어떤 업체보다 많이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등록 회원 100만 명을 모두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자가용을 가진 1700만 명의 잠재고객들이 카풀을 일상화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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